다양한 수중 생물이 사는 바닷속을 간접 체험할 수 있는 수족관이 방학을 맞은 학생들로 붐비고 있다.

2000년 만들어진 서울 삼성동 코엑스 아쿠아리움은 최신식 시설과 상대적으로 넓은 면적을 자랑한다.

21년의 역사를 가진 서울 여의도 63빌딩 씨월드도 이에 뒤지지 않기 위해 지난해 6개월간의 리뉴얼 공사를 마치고 올 1월 재개장,관람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양쪽 모두 수중 생물을 모아 놓은 수족관이지만 차이점도 많아 방문 목적에 맞는 곳을 찾아갈 필요가 있다.


○생태 학습은 코엑스 아쿠아리움=일단 보유 생물수(650여종 4만마리)에서 63빌딩 씨월드(400여종 2만마리)를 압도한다.

전시 면적 자체가 두 배 이상 넓은 데다,수조의 개수도 90개로 씨월드(54개)보다 많다.

아쿠아리움을 찾으면 상대적으로 많은 수중 생물종을 볼 수 있다는 얘기다.

수조의 배치와 관람로 구성도 생태 학습에 좋도록 돼있다.

관람로를 따라가다 보면 대형 수조의 위와 옆에서 모두 물 속을 볼 수 있도록 했다.

대형 수조(오션 킹덤)의 한가운데를 관통하는 터널로 지나가면 물 아래에서 올려다 볼 수도 있다.

반면 63빌딩 씨월드는 별도의 체험행사에 참여하지 않는 이상 수조의 위나 아래에서 물고기들을 볼 기회는 없다.

씨월드와 달리 아쿠아리움은 정해진 경로에 따라 좁은 관람로를 지나도록 설계된 것이 특징.관람객들의 흐름을 따르면 정해진 출구로 나오기 때문에 초등학생인 아이를 혼자 들여 보내도 된다는 것이 수족관측의 설명.하지만 주부 김현정씨(34·서울 용강동)는 "통로가 좁아 한 자리에 가만히 서 있고 싶어도 사람에 휩쓸리기 일쑤"라며 "자유로운 관람이 불가능한 건 흠"이라고 지적했다.


○엔터테인먼트는 63빌딩 씨월드=재미있는 수족관 관람을 원한다면 63빌딩 씨월드로 가는 게 좋다.

오랜 기간 훈련된 바다표범과 물개가 벌이는 쇼는 동물 보호를 위해 쇼를 열지 않는 코엑스 아쿠아리움과 차별화되는 요소다.

12시부터 오후 6시까지 두 시간 간격으로 수중에서 바다표범과 여성 다이버가 함께 농구,그네타기,링 통과 등을 보여주는 바다표범쇼와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두 시간 간격으로 교실처럼 꾸며진 수조에서 열리는 물개쇼 등은 보는 아이들로 하여금 입을 다물지 못하게 한다.

게다가 씨월드에선 한 마리에 몇 천만원씩 하는 펭귄도 볼 수 있다.

오는 20일까지는 백인 미녀들이 수조안을 유영하는 '수중 싱크로나이즈 쇼'도 펼쳐진다.

수중 생물의 구색이 부족한 것은 씨월드의 흠이다.

몇년에 걸쳐 조금씩 수족관 규모를 넓히긴 했어도 아직 수족관의 절대 면적에서 코엑스 아쿠아리움의 절반에도 못 미치기 때문이다.


○네티즌 선호도=미디어다음 아고라에서 지난달 28일부터 1주일간 진행된 네티즌 선호도 조사에서는 총 1695명이 참여한 가운데 코엑스 아쿠아리움이 74.4%의 지지를 얻어 63빌딩 씨월드(25.6%)를 크게 앞섰다.

차기현 기자 kh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