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생태 환경의 큰 골칫거리로 꼽히는 하수 슬러지(찌꺼기)와 불가사리를 이용해 유기성분이 높은 고위생 거름으로 만드는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원자력연구소 이면주 박사팀은 중금속이 함유된 하수 슬러지에 방사선을 쏘아 대장균 등 인체 유해 미생물을 죽인 뒤 유기 칼슘이 풍부한 불가사리 분말을 혼합해 고위생 퇴비(녹생토)로 만드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4일 밝혔다. 이렇게 만든 녹생토를 잔디와 조경용 수목을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생장 속도가 35% 이상 빨라졌다고 이 박사는 설명했다.

하수 슬러지는 생활 하수를 정화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침전물로 국내 하수종말처리장에서 하루 6600t이 생기고 그동안 바다에 버리는 식으로 처리해 왔다. 특히 처리비용만 연간 400억원에 이르고 런던협약에 따라 대안 마련이 시급했다. 또 불가사리는 어패류를 닥치는 대로 먹어치워 연안 양식장 등에서 연간 120억원대의 손실을 끼치고 있다고 원자력연구소측은 말했다.

오춘호 기자 ohc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