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머싯 몸이 문단에 데뷔하면서 낸 소설은 관심을 끌지 못했다.

출판사의 요란한 광고도 헛수고였다.

생각다 못한 저자는 가명으로 런던의 여러 신문에 광고를 냈다.

"본인은 스포츠와 음악을 좋아하고 온화하면서도 교양이 있는 젊은 백만장자입니다.

결혼 상대자를 구합니다"라고 했는데,그 결혼조건으로 자신의 소설속에 나오는 여주인공과 똑같이 젊고 예쁜 여자를 제시했다.

광고가 나가자 소설은 매진됐다.

일종의 '자가발전 마케팅'인 셈이다.

입소문을 내는 마케팅도 많았다.

상품의 제조사와는 무관한 척하며 은근히 제품을 칭찬하는 것이다.

입소문의 선전효과는 대단해서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전염성 있는 수다'라 부르기도 한다.

상품판매가 기업의 사활을 결정하다시피 되면서 마케팅의 중요성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그린마케팅으로 환경을 강조하면서 소비자의 구미를 당기는가 하면,가치마케팅으로 구매자 개개인의 만족도를 극대화시키려 한다.

이제는 '경작형 마케팅'이라 해서 자사상품을 구입한 고객들을 잘 가꾸어 자주 수확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 나서고 있다.

요즘은 '빼'마케팅까지 등장했다.

인체나 환경에 나쁜 영향을 줄 우려가 있는 물질을 과감하게 빼버리는 것으로 무칼로리,무방부제,무화학성분을 아예 제품명에 표기하기도 한다.

'어떤 성분을 넣었다'는 점을 내세워 제품의 차별화를 노린 지금까지의 광고와는 정반대 현상이다.

이 같은 무첨가 제품은 소비자들의 주목을 받으면서 식품과 공산품 등으로 점차 확산되는 추세라고 한다.

우리 소비시장은 '~족(族)'이다 '~트렌드'다 해서 갈수록 세분화되고 까다로워지고 있다.

소비자들의 기호가 그만큼 예민해지고 있다는 얘기다.

그런가 하면 신세대들은 남들보다 앞서가고자 하는 '얼리 어답터(Early Adapter)' 성향이 유독 강한 편이다.

이런 복잡한 시장환경이라 해도 결국은 소비자들의 건강과 안전을 지켜주는 제품만이 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다.

박영배 논설위원 young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