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에 무선 랜(LAN) 구축이 보편화되면서 언제 어디서나 노트북 컴퓨터를 통해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유비쿼터스 캠퍼스' 시대가 활짝 열렸다.

하지만 노트북 사용자를 위한 공간과 지원설비 확충은 이를 뒤따르지 못해 노트북 사용자들이 도서관 열람실에서 주변사람의 눈치를 살피며 키보드를 '살금살금' 눌러야하는가 하면, 전원을 찾기위해 빈 강의실을 전전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

아주대 4학년 김성원(27.인문학부)씨는 도서관에 노트북을 갖고가 공부해야 하는 날이면 `죄인'이 된 것 같은 기분이다.

이 대학 도서관은 열람실에서의 노트북 사용을 금하고 있지 않지만 '내 곁에 앉지말라'고 말하는 것 같은 다른 학생들의 매서운 눈초리를 보며 김씨가 느끼는 심적 부담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김씨는 "도서관에 노트북 전용석이 조금 있긴 하지만 늘어나고 있는 노트북 사용자들의 수요를 모두 감당하기에는 부족한 실정"이라며 "노트북 사용자들이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주지 않고 공부할 수 있는 별도의 공간이 늘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문제는 비단 이 대학에 한정된 문제가 아니다.

최근 한신대 인터넷 홈페이지에서는 한 대학원생이 쓴 `우리학교 도서관은 PC방?'이라는 글이 기폭제가 돼 도서관 열람실에서의 노트북 이용문제를 놓고 한바탕 온라인 토론이 벌어졌다.

노트북이 내는 키보드.마우스 소음을 참을 수 없다는 학생들의 문제제기가 봇물처럼 이어지자 이 대학 중앙도서관은 지난 1일 전체 열람실 7곳 가운데 3곳에서만 노트북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제한조치를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한편 현재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대부분 노트북의 전지 성능은 3-5시간에 불과해 노트북 사용자들은 학교에서 전원을 찾아 헤매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아주대 4학년 이규현(26.정보통신대)씨는 "전공 특성상 수업자료를 저장해 놓고 사용할 일이 잦은데 막상 전원을 꽂고 노트북 배터리를 충전할 곳이 절대 부족하다"며 "빈 강의실이나, 매점을 돌아다니며 급하게 전원충전을 한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수원연합뉴스) 차대운 기자 setuz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