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최대 가전회사인 소니는 국내 최대 전자상가인 서울 용산 전자랜드 매장에서 최근 사실상의 '철수'를 단행했다.

LG 삼성 등 국내 가전회사 제품과의 경쟁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어서다.

전자랜드 매장의 한 관계자는 "소니가 40인치 TV '브라비아'를 비슷한 기종인 삼성의 '파브'보다 7만~8만원 싼 258만원에 출시하고,10만원가량의 사은품도 주는 행사를 벌여왔음에도 한 달 판매량이 한두 대에 불과하다"며 "이에 따라 단독매장을 철수시켰다"고 말했다.

전문상가뿐 아니라 백화점과 대형마트(할인점)에서도 국내 가전 유통매장을 장악했던 일본 기업들의 TV가 설 땅을 잃어가고 있다.

TV 외에 전통적으로 일본 제품이 군림해왔던 디지털 카메라,전기밥솥,전자사전 등도 한국산 제품의 반격이 거세지면서 점유율이 급락세다.

디지털 카메라의 경우 삼성테크윈이 소니와 캐논을 제치고 작년부터 판매 대수 1위를 지키고 있다.

덕분에 주요 대형마트와 전자전문점에서 한국산의 올 상반기 시장점유율이 30%에 육박,작년에 비해 20%포인트 급신장한 것으로 업계는 추정했다.

국산 디지털 카메라의 성장에 대해 전문가들은 "슬림형 제품 출시와 저렴한 가격,적극적 마케팅 활동이 주효했다"고 분석했다.

'전자사전은 일본제'란 말도 무색해진 지 오래다.

일본 카시오의 올 상반기 시장점유율은 18%로 2004년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반면 한국 제품의 시장점유율은 올 상반기 40%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20%포인트 올랐다.

MP3나 중국어 사전 등 한국산의 기능이 훨씬 낫기 때문.전문가들은 "일본 제품이 우위를 점하고 있던 소형 전자제품시장에서도 1∼2년 내에 확실한 역전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