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oking In Korea] 태국음식점 '애프터 더 레인' 요리사 쑨턴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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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의 문화를 드러내는 대표적인 말로 '끄렝 짜이'와 '짜이 옌'이 있다.
두 단어 모두 '짜이(마음)'라는 낱말이 들어가 있다.
각각 '배려'와 '침착한 마음'을 가리킨다.
'끄렝 짜이'에서 '끄렝'은 '염려한다'는 뜻이고 '짜이 옌'의 '옌'은 '냉정한' 혹은 '침착한'이라는 의미다.
태국 사람의 의식 깊숙이 박혀있는 불교 문화를 보여주는 한 단면이다.
화가 나거나 당황스러운 일이 있더라도 흥분하지 않고 여유있게 대처할 수 있도록 '중도'를 지켜야 한다는 불교 정신인 것이다.
태국이 '미소의 나라'라고 불릴 수 있는 것도 이런 불교 문화의 영향이 크다.
그래서 태국인은 '마이 뺀 라이'라는 말을 많이 쓴다.
'미안해요' 혹은 '괜찮아요'라는 의미다.
어떤 안 좋은 일이 있더라도 긍정적으로 생각하자는 태국 사람들의 의식문화가 담겨있다.
서울 청담동에 있는 태국음식점 '애프터 더 레인(After the Rain)'의 요리사 쑨턴씨(36)도 어쩔 수 없는 태국 사람이다.
사진을 찍기 위해 무거운 접시를 들고 있어야 하는 것을 기자가 미안해 하자 "마이 뺀 라이,마이 뺀 라이"라고 두 번이나 반복해서 말한다.
그가 들고 있는 음식은 '꿍뗀'이라는 새우요리.'춤추는 새우'라는 뜻의 이 음식은 싱싱한 새우와 매콤새콤한 칠리 소스가 어우러져 씹을 때마다 다양한 맛이 우러나온다.
'꿍뗀'에 이어 쑨턴씨가 소개한 것은 해산물 샐러드인 '얌운센'.차갑게 식힌 태국산 당면과 해산물이 새콤한 소스에 버무려져 있다.
둘 다 태국의 대표적인 안주 요리다.
그는 며칠 더 기다려야 식당에 들어온다는 태국 맥주 맛을 보여주지 못한 것을 못내 아쉬워하는 눈치다.
쑨턴씨는 방콕의 유명한 호텔인 '벨에어 프린세스(Belaire Princess)'에서 9년 동안 태국 요리를 담당했다.
2004년 9월 한국으로 오기 전에는 20명의 요리사를 지휘했다.
하지만 오랜 기간 한곳에서 무거운 책임을 지고 있다 보니 요리에 대한 의욕을 잃을 만큼 지치게 됐다.
마침 한국에서 일하던 동료 요리사가 '애프터 더 레인'에 쑨턴씨를 추천했다.
새로운 경험을 얻을 수 있다는 기대로 동료의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였다.
처음에는 한국 생활에 적응하는 것이 만만치 않았다.
"태국에 비해서 날씨가 너무 추웠어요.
한국도 태국처럼 쌀이 주식인 나라지만 불면 날아갈 듯한 태국의 인디카 쌀과 한국의 차진 자포니카 쌀의 맛이 다른 것도 익숙해지기 힘든 부분이었죠."
'인디카'는 중국 남부와 동남아시아가 주산지로 알갱이가 가늘고 푸석거린다.
'자포니카'는 끈기가 있고 모양이 둥근 쌀로 중국 북부와 한국 일본에서 많이 생산된다.
요리하는 방식도 문제였다.
태국인은 주로 포크와 숟가락으로 밥을 먹기 때문에 음식 크기가 작아도 불편함이 없다.
하지만 젓가락을 사용하는 한국에서는 음식을 좀더 큼지막하게 썰어야 집어 먹기가 편하다.
음식의 크기가 달라지니 소스 맛도 조절해야 했다.
예를 들어 고기의 크기가 커질수록 양념을 배게 하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쑨턴씨는 태국에 돌아가면 한국 음식과 관련된 사업을 하는 것이 목표다.
구체적인 내용을 물어보자 "사업 아이템은 일을 시작하기 전까지 말할 수 없다"고 미안해 한다.
태국에서도 한류의 인기가 대단해서 새로운 아이템이 알려지면 다른 사람이 따라하기 쉽기 때문이란다.
그러고는 "마이 뺀 라이"라고 다시 한번 말한다.
글=박신영·사진=김정욱 기자 nyusos@hankyung.com
두 단어 모두 '짜이(마음)'라는 낱말이 들어가 있다.
각각 '배려'와 '침착한 마음'을 가리킨다.
'끄렝 짜이'에서 '끄렝'은 '염려한다'는 뜻이고 '짜이 옌'의 '옌'은 '냉정한' 혹은 '침착한'이라는 의미다.
태국 사람의 의식 깊숙이 박혀있는 불교 문화를 보여주는 한 단면이다.
화가 나거나 당황스러운 일이 있더라도 흥분하지 않고 여유있게 대처할 수 있도록 '중도'를 지켜야 한다는 불교 정신인 것이다.
태국이 '미소의 나라'라고 불릴 수 있는 것도 이런 불교 문화의 영향이 크다.
그래서 태국인은 '마이 뺀 라이'라는 말을 많이 쓴다.
'미안해요' 혹은 '괜찮아요'라는 의미다.
어떤 안 좋은 일이 있더라도 긍정적으로 생각하자는 태국 사람들의 의식문화가 담겨있다.
서울 청담동에 있는 태국음식점 '애프터 더 레인(After the Rain)'의 요리사 쑨턴씨(36)도 어쩔 수 없는 태국 사람이다.
사진을 찍기 위해 무거운 접시를 들고 있어야 하는 것을 기자가 미안해 하자 "마이 뺀 라이,마이 뺀 라이"라고 두 번이나 반복해서 말한다.
그가 들고 있는 음식은 '꿍뗀'이라는 새우요리.'춤추는 새우'라는 뜻의 이 음식은 싱싱한 새우와 매콤새콤한 칠리 소스가 어우러져 씹을 때마다 다양한 맛이 우러나온다.
'꿍뗀'에 이어 쑨턴씨가 소개한 것은 해산물 샐러드인 '얌운센'.차갑게 식힌 태국산 당면과 해산물이 새콤한 소스에 버무려져 있다.
둘 다 태국의 대표적인 안주 요리다.
그는 며칠 더 기다려야 식당에 들어온다는 태국 맥주 맛을 보여주지 못한 것을 못내 아쉬워하는 눈치다.
쑨턴씨는 방콕의 유명한 호텔인 '벨에어 프린세스(Belaire Princess)'에서 9년 동안 태국 요리를 담당했다.
2004년 9월 한국으로 오기 전에는 20명의 요리사를 지휘했다.
하지만 오랜 기간 한곳에서 무거운 책임을 지고 있다 보니 요리에 대한 의욕을 잃을 만큼 지치게 됐다.
마침 한국에서 일하던 동료 요리사가 '애프터 더 레인'에 쑨턴씨를 추천했다.
새로운 경험을 얻을 수 있다는 기대로 동료의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였다.
처음에는 한국 생활에 적응하는 것이 만만치 않았다.
"태국에 비해서 날씨가 너무 추웠어요.
한국도 태국처럼 쌀이 주식인 나라지만 불면 날아갈 듯한 태국의 인디카 쌀과 한국의 차진 자포니카 쌀의 맛이 다른 것도 익숙해지기 힘든 부분이었죠."
'인디카'는 중국 남부와 동남아시아가 주산지로 알갱이가 가늘고 푸석거린다.
'자포니카'는 끈기가 있고 모양이 둥근 쌀로 중국 북부와 한국 일본에서 많이 생산된다.
요리하는 방식도 문제였다.
태국인은 주로 포크와 숟가락으로 밥을 먹기 때문에 음식 크기가 작아도 불편함이 없다.
하지만 젓가락을 사용하는 한국에서는 음식을 좀더 큼지막하게 썰어야 집어 먹기가 편하다.
음식의 크기가 달라지니 소스 맛도 조절해야 했다.
예를 들어 고기의 크기가 커질수록 양념을 배게 하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쑨턴씨는 태국에 돌아가면 한국 음식과 관련된 사업을 하는 것이 목표다.
구체적인 내용을 물어보자 "사업 아이템은 일을 시작하기 전까지 말할 수 없다"고 미안해 한다.
태국에서도 한류의 인기가 대단해서 새로운 아이템이 알려지면 다른 사람이 따라하기 쉽기 때문이란다.
그러고는 "마이 뺀 라이"라고 다시 한번 말한다.
글=박신영·사진=김정욱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