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車 임금협상 타결‥"글로벌 빅5 꿈 대신 생존 걱정해야 할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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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년째 되풀이돼 온 현대차 노조의 파업이 올해도 진통 끝에 마무리 국면에 들어갔다.
26일 밤 늦게서야 겨우 임금 협상이 잠정 타결됐지만 회사측은 안도의 한숨보다는 '앞으로 어떻게 되나' 하는 걱정에 빠져드는 분위기다.
예년과는 달리 올해는 '파업 후폭풍'이 심각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환율 급락과 유가 급등,내수 침체,경영 공백,글로벌 자동차업체들의 전략적 제휴 움직임 등 현대차를 둘러싼 경영 환경은 암울하기만 하다.
세계 1위 등극을 준비 중인 일본 도요타는 막대한 자금을 해외공장 건설과 신차 개발에 쏟아붓고 있고 중국의 후발 업체들도 현대차를 맹추격 중이다.
현대차가 강성 노조와 씨름하면서 비용과 시간을 낭비할 경우 글로벌 시장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재계와 전문가들이 우려하는 까닭이다.
현대차가 해마다 파업 손실 만회와 '노조 달래기'에 자금과 시간을 허비함에 따라 해외 공장 신·증설 등 글로벌 프로젝트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현대차가 해외서 추진 중인 사업만 △중국 제2공장 건설 △체코 공장 착공 △인도 제2공장 건설 △터키 공장 증설 등 한두 건이 아니다.
이들 사업에는 어림잡아도 3조~4조원이 필요하다.
현대차가 벤치 마킹하고 있는 도요타는 북미에만 10개 공장을 갖고 있는 등 해외에 40개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환율 충격을 완화시키고 통상 마찰을 피하면서 글로벌 업체와 경쟁하려면 해외 생산거점 확보는 선택이 아닌 필수 요건이다.
GM과 르노·닛산그룹의 동맹에 대항하고 난징자동차 등 중국 업체 추격을 따돌리기 위해서도 해외 거점 확보는 중요하다.
업계 관계자는 "긴박하게 돌아가는 글로벌 시장 재편 움직임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할 경우 결국 현대차가 희생양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대차는 2003년까지만 해도 환율 상승 덕분에 앉아서 돈을 벌었다.
그러나 2004년부터 환율이 급락세로 돌아서면서 상황은 역전됐다.
차량 판매가 늘어도 수익성이 크게 악화된 것.실제 올해 평균 환율을 950원으로 잡을 경우 현대차는 2조5000억원의 매출 손실을 입게 된다.
삼성증권은 현대차가 올해 1조2500억원의 영업 이익을 거둬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이 4.4%에 머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난해의 5.1%는 물론 2004년의 7.2%보다 낮은 수준이다.
현대차의 영업이익률이 4%로 떨어지면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최저치가 된다.
여기에 치솟는 국제 유가는 내수 침체를 장기화해 국매 판매량을 급감시키고 있다.
2004년부터 줄곧 50%를 상회했던 현대차의 내수 시장 점유율은 내수 부진과 파업으로 인한 생산·판매 차질로 이달 들어 10%포인트 이상 떨어진 상태다.
매년 파업 손실에 임금 인상까지 겹쳐 현대차의 비용 부담은 갈수록 가중되고 있다.
올해만 파업으로 1조2958억원의 손실이 났다.
현대차 노조는 이로써 19년간 △파업일수 327일(부분파업 포함) △생산차질 대수 103만대 △생산차질액 10조3000억원이라는 불명예스러운 기록을 작성했다.
이런 데도 노조는 출범 이후 첫 임금 인상이 이뤄진 1988년부터 작년까지 18년간 임금을 매년 평균 12.6% 인상해왔다.
최악의 경영난을 맞은 올해도 노조는 기본급을 5% 이상 끌어올렸으며 '덤'으로 성과급 150%와 격려금 200만원까지 얻어냈다.
하지만 임금 상승에 비하면 생산성은 '수준 미달'이다.
현대차 근로자들이 차 1대를 만드는 데 걸리는 시간은 2002년 31.9시간에서 2004년에는 33.1시간으로 오히려 늘어났다.
반면 도요타는 같은 기간 21.8시간에서 19.5시간으로 줄었다.
서성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같은 파업이 매년 계속된다면 현대차는 '글로벌 빅5' 진입은커녕 3류 메이커로 전락하기 십상"이라고 말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
26일 밤 늦게서야 겨우 임금 협상이 잠정 타결됐지만 회사측은 안도의 한숨보다는 '앞으로 어떻게 되나' 하는 걱정에 빠져드는 분위기다.
예년과는 달리 올해는 '파업 후폭풍'이 심각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환율 급락과 유가 급등,내수 침체,경영 공백,글로벌 자동차업체들의 전략적 제휴 움직임 등 현대차를 둘러싼 경영 환경은 암울하기만 하다.
세계 1위 등극을 준비 중인 일본 도요타는 막대한 자금을 해외공장 건설과 신차 개발에 쏟아붓고 있고 중국의 후발 업체들도 현대차를 맹추격 중이다.
현대차가 강성 노조와 씨름하면서 비용과 시간을 낭비할 경우 글로벌 시장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재계와 전문가들이 우려하는 까닭이다.
현대차가 해마다 파업 손실 만회와 '노조 달래기'에 자금과 시간을 허비함에 따라 해외 공장 신·증설 등 글로벌 프로젝트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현대차가 해외서 추진 중인 사업만 △중국 제2공장 건설 △체코 공장 착공 △인도 제2공장 건설 △터키 공장 증설 등 한두 건이 아니다.
이들 사업에는 어림잡아도 3조~4조원이 필요하다.
현대차가 벤치 마킹하고 있는 도요타는 북미에만 10개 공장을 갖고 있는 등 해외에 40개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환율 충격을 완화시키고 통상 마찰을 피하면서 글로벌 업체와 경쟁하려면 해외 생산거점 확보는 선택이 아닌 필수 요건이다.
GM과 르노·닛산그룹의 동맹에 대항하고 난징자동차 등 중국 업체 추격을 따돌리기 위해서도 해외 거점 확보는 중요하다.
업계 관계자는 "긴박하게 돌아가는 글로벌 시장 재편 움직임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할 경우 결국 현대차가 희생양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대차는 2003년까지만 해도 환율 상승 덕분에 앉아서 돈을 벌었다.
그러나 2004년부터 환율이 급락세로 돌아서면서 상황은 역전됐다.
차량 판매가 늘어도 수익성이 크게 악화된 것.실제 올해 평균 환율을 950원으로 잡을 경우 현대차는 2조5000억원의 매출 손실을 입게 된다.
삼성증권은 현대차가 올해 1조2500억원의 영업 이익을 거둬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이 4.4%에 머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난해의 5.1%는 물론 2004년의 7.2%보다 낮은 수준이다.
현대차의 영업이익률이 4%로 떨어지면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최저치가 된다.
여기에 치솟는 국제 유가는 내수 침체를 장기화해 국매 판매량을 급감시키고 있다.
2004년부터 줄곧 50%를 상회했던 현대차의 내수 시장 점유율은 내수 부진과 파업으로 인한 생산·판매 차질로 이달 들어 10%포인트 이상 떨어진 상태다.
매년 파업 손실에 임금 인상까지 겹쳐 현대차의 비용 부담은 갈수록 가중되고 있다.
올해만 파업으로 1조2958억원의 손실이 났다.
현대차 노조는 이로써 19년간 △파업일수 327일(부분파업 포함) △생산차질 대수 103만대 △생산차질액 10조3000억원이라는 불명예스러운 기록을 작성했다.
이런 데도 노조는 출범 이후 첫 임금 인상이 이뤄진 1988년부터 작년까지 18년간 임금을 매년 평균 12.6% 인상해왔다.
최악의 경영난을 맞은 올해도 노조는 기본급을 5% 이상 끌어올렸으며 '덤'으로 성과급 150%와 격려금 200만원까지 얻어냈다.
하지만 임금 상승에 비하면 생산성은 '수준 미달'이다.
현대차 근로자들이 차 1대를 만드는 데 걸리는 시간은 2002년 31.9시간에서 2004년에는 33.1시간으로 오히려 늘어났다.
반면 도요타는 같은 기간 21.8시간에서 19.5시간으로 줄었다.
서성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같은 파업이 매년 계속된다면 현대차는 '글로벌 빅5' 진입은커녕 3류 메이커로 전락하기 십상"이라고 말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