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가 오르든 떨어지든 매년 '10%+α' 수익을 내는 국내 최고의 헤지펀드를 만들고 싶습니다."

증권업계 '베테랑급 트레이더' 정호근씨(38)가 지난달 8년8개월간의 화려했던 트레이더 생활을 청산했다.

10여년 가까이 품고 있던 '국내 최고의 헤지펀드 설립' 꿈을 실현하기 위해 사표를 던졌다.

정씨는 1997년 11월부터 굿모닝증권(현 굿모닝신한증권),LG투자증권(현 우리투자증권),대우증권 등에서 트레이더로 활동하면서 매년 적게는 40%,많게는 250%의 수익률(운용자금의 평잔 대비)을 내 화제를 몰고 다녔다.

9년이 채 안 되는 기간 동안 그가 벌어들인 수익은 총 480억원.

이런 고수익이 어떻게 가능했을까.

정씨는 "한 마디로 '기회포착형 헤지펀드 방식의 운용'이 주효했기 때문"이라고 귀띔했다.

기회포착형 헤지펀드 운용은 주식은 물론 선물 옵션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주식워런트증권(ELW) 등에 투자,강세장이든 약세장이든 늘 플러스 수익을 추구하는 전략이다.

선물과 주식,주식과 주식을 활용한 차익거래(롱쇼트 전략),합병을 앞둔 기업들을 대상으로 저평가 종목을 사고 고평가 종목을 매도하는 합병차익거래 등을 통해 '절대수익'을 추구했다.

"이런 헤지펀드 운용전략을 하면 아무리 하락장이라도 연 10% 수익은 낼 수 있습니다. 강세장이라면 그 이상도 가능하고요."

하지만 그가 운용하는 헤지펀드 출현은 좀 더 기다려야 할 것 같다.

아직 국내에서 헤지펀드를 허용하는 법이 제정되지 않아서다.

정씨는 이르면 내년 초쯤부터는 우리나라에도 헤지펀드 설립이 허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 때까지는 자신의 돈 30억~50억원가량을 투자하면서 헤지펀드 운용 노하우를 더 갈고 닦을 계획이다.

"헤지펀드는 알려진 것처럼 결코 위험한 상품이 아닙니다. 중간위험-중간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자에게 가장 적합한 상품이죠.수년 내 헤지펀드는 적립식펀드가 그랬던 것처럼 일반인에게도 보편화된 금융상품이 될 겁니다."

정씨는 헤지펀드가 보편화되는 데 작은 발판 역할을 하고 싶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