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산학협력이 희망이다] (6)보람이엔티‥집진기 필터·소각로 등 '대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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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 월출동 첨단산업단지에 위치한 보람이엔티의 이재형 사장(48)은 지난 19일 한 통의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볼 필터 4차 업그레이드 컨소시엄 사업 승인." 보람이엔티에 기술 자문을 해온 광주대학교 양성렬 교수가 중소기업청에 제안했던 보람이엔티와의 산·학·연 컨소시엄 사업이 통과됐음을 알려온 내용이었다.
환경 전문업체인 보람이엔티는 '문어발식 산·학 협력'으로 커온 회사다.
이번 볼 필터 업그레이드 사업은 1998년 광주대와 첫 산·학·연 컨소시엄을 맺은 이후 7번째다.
조선대와도 2번째 산·학 협력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며 서울대 창원대 전남대 동신대 등과도 각 1건씩 공동 기술개발 사업을 했다.
이재형 사장이 이처럼 산·학·연 협력에 적극성을 보이는 것은 자신도 교수 출신이기 때문이다.
전북대 환경공학과 교수로 재직하던 그는 1998년 얼떨결에 보람이엔티의 대표를 맡았다.
기술 자문을 맡은 인연으로 2억여원의 보증을 선 보람이엔티가 외환위기 여파로 부도를 낸 후 채권자들의 요구에 못이겨 사장 자리를 떠맡은 것.
이 사장은 "사장을 맡는 바람에 집까지 저당잡히는 등 살림살이가 순식간에 어려워졌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이때 소매를 걷어붙이고 그를 도운 사람들이 양 교수를 포함,평소 친분을 쌓아둔 5명의 각 대학 환경공학과 교수들이다.
이들은 십시일반으로 사재를 털어 회사의 빚을 갚아줬고 산·학·연 컨소시엄 등 기회를 마련하며 이 사장이 환경사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도왔다.
이런 과정을 거쳐 나온 첫 작품이 작업장에서 발생하는 기름먼지(oil mist)를 제거하는 '볼 필터'였다.
집진기 내부에 들어가는 볼 필터는 기존 매트형 필터에 비해 단위면적당 표면적이 5배 정도 넓어 더 많은 먼지를 흡수하고 동력비를 대폭 절감할 수 있다.
이 사장은 "기존 제품은 절삭공구 1대에 집진장치가 1대씩 있어야 했다"며 "우리 제품은 공장 중앙에 1대만 설치하면 수십대의 공구에서 나오는 먼지를 처리할 수 있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1999년 현대자동차에 볼 필터를 적용한 '오일 미스트 콜렉터'를 첫 납품한 뒤 입소문을 타 삼성전자 LG전자 기아자동차 등 대기업에도 잇따라 제품을 공급했다.
이후 악취 제거와 휘발성 유기화합물 분해 등의 기능을 첨가한 제품을 계속 출시하며 해마다 50∼60건의 사업을 수주하고 있다.
집진기에 이어 2002년에는 폐기물과 폐수를 소각해 없애는 '경사형 수관식 소각로'를 조선대와 공동 개발했다.
최근 환경부에 환경 신기술 인증을 신청한 이 소각로는 구조가 간단해 잔고장이 없는 데다 열효율이 높아 시설 운영비가 기존 제품에 비해 20% 이상 덜 드는 게 장점이다.
2003년부터 본격 판매에 들어간 소각로는 이제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60% 정도로 대기오염 방지 사업(40%)을 웃돌고 있다.
이 같은 성공에도 불구하고 보람이엔티의 사업이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다.
일례로 2002년에 투자했던 폐유 소각시설 사업은 고전 끝에 지난해 결국 접어야 했다.
고유가로 인해 정부 정책이 소각에서 재활용으로 선회함에 따라 폐유 소각시설이 사실상 무용지물이 됐기 때문이다.
이 바람에 작년 결산에서는 4억원의 적자를 냈다.
이 사장은 "환경사업은 향후 정부 정책 및 제도 변화를 미리 예상하고 투자해야 하는데 자금이 부족한 중소기업이 홀로 그런 위험을 떠맡는 것은 여간 부담스럽지 않다"며 "산·학·연 협력의 범위를 보다 확대해 이 같은 정책 동향 분석 등도 포함시키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보람이엔티는 지난해 부실을 정리함에 따라 올해부터는 실적이 대폭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는 "올해는 전체 매출이 작년(81억원)의 2배 수준인 160억원에 달할 전망"이라며 "소각로에서 나오는 찌꺼기(슬러지)를 처리하는 사업을 미래 성장사업으로 정하고 하반기부터 연구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광주=임상택 기자·이재욱 인턴기자 limst@hankyung.com
"볼 필터 4차 업그레이드 컨소시엄 사업 승인." 보람이엔티에 기술 자문을 해온 광주대학교 양성렬 교수가 중소기업청에 제안했던 보람이엔티와의 산·학·연 컨소시엄 사업이 통과됐음을 알려온 내용이었다.
환경 전문업체인 보람이엔티는 '문어발식 산·학 협력'으로 커온 회사다.
이번 볼 필터 업그레이드 사업은 1998년 광주대와 첫 산·학·연 컨소시엄을 맺은 이후 7번째다.
조선대와도 2번째 산·학 협력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며 서울대 창원대 전남대 동신대 등과도 각 1건씩 공동 기술개발 사업을 했다.
이재형 사장이 이처럼 산·학·연 협력에 적극성을 보이는 것은 자신도 교수 출신이기 때문이다.
전북대 환경공학과 교수로 재직하던 그는 1998년 얼떨결에 보람이엔티의 대표를 맡았다.
기술 자문을 맡은 인연으로 2억여원의 보증을 선 보람이엔티가 외환위기 여파로 부도를 낸 후 채권자들의 요구에 못이겨 사장 자리를 떠맡은 것.
이 사장은 "사장을 맡는 바람에 집까지 저당잡히는 등 살림살이가 순식간에 어려워졌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이때 소매를 걷어붙이고 그를 도운 사람들이 양 교수를 포함,평소 친분을 쌓아둔 5명의 각 대학 환경공학과 교수들이다.
이들은 십시일반으로 사재를 털어 회사의 빚을 갚아줬고 산·학·연 컨소시엄 등 기회를 마련하며 이 사장이 환경사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도왔다.
이런 과정을 거쳐 나온 첫 작품이 작업장에서 발생하는 기름먼지(oil mist)를 제거하는 '볼 필터'였다.
집진기 내부에 들어가는 볼 필터는 기존 매트형 필터에 비해 단위면적당 표면적이 5배 정도 넓어 더 많은 먼지를 흡수하고 동력비를 대폭 절감할 수 있다.
이 사장은 "기존 제품은 절삭공구 1대에 집진장치가 1대씩 있어야 했다"며 "우리 제품은 공장 중앙에 1대만 설치하면 수십대의 공구에서 나오는 먼지를 처리할 수 있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1999년 현대자동차에 볼 필터를 적용한 '오일 미스트 콜렉터'를 첫 납품한 뒤 입소문을 타 삼성전자 LG전자 기아자동차 등 대기업에도 잇따라 제품을 공급했다.
이후 악취 제거와 휘발성 유기화합물 분해 등의 기능을 첨가한 제품을 계속 출시하며 해마다 50∼60건의 사업을 수주하고 있다.
집진기에 이어 2002년에는 폐기물과 폐수를 소각해 없애는 '경사형 수관식 소각로'를 조선대와 공동 개발했다.
최근 환경부에 환경 신기술 인증을 신청한 이 소각로는 구조가 간단해 잔고장이 없는 데다 열효율이 높아 시설 운영비가 기존 제품에 비해 20% 이상 덜 드는 게 장점이다.
2003년부터 본격 판매에 들어간 소각로는 이제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60% 정도로 대기오염 방지 사업(40%)을 웃돌고 있다.
이 같은 성공에도 불구하고 보람이엔티의 사업이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다.
일례로 2002년에 투자했던 폐유 소각시설 사업은 고전 끝에 지난해 결국 접어야 했다.
고유가로 인해 정부 정책이 소각에서 재활용으로 선회함에 따라 폐유 소각시설이 사실상 무용지물이 됐기 때문이다.
이 바람에 작년 결산에서는 4억원의 적자를 냈다.
이 사장은 "환경사업은 향후 정부 정책 및 제도 변화를 미리 예상하고 투자해야 하는데 자금이 부족한 중소기업이 홀로 그런 위험을 떠맡는 것은 여간 부담스럽지 않다"며 "산·학·연 협력의 범위를 보다 확대해 이 같은 정책 동향 분석 등도 포함시키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보람이엔티는 지난해 부실을 정리함에 따라 올해부터는 실적이 대폭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는 "올해는 전체 매출이 작년(81억원)의 2배 수준인 160억원에 달할 전망"이라며 "소각로에서 나오는 찌꺼기(슬러지)를 처리하는 사업을 미래 성장사업으로 정하고 하반기부터 연구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광주=임상택 기자·이재욱 인턴기자 lim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