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 인터뷰] 일진그룹 허진규 회장 "디스플레이로 제2도약 발판 마련"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두문불출형 경영자인 일진그룹의 허진규 회장이 마침내 세간에 얼굴을 내비치기 시작했다.
지난 3월 SBS의 사외이사로 선임된 데 이어 5월에는 서울대 공대 동창회장을 맡는 등 대외활동에 나선 것이다.
앞으로 후학을 위한 외부의 강연 요청에도 적극 응하기로 했다.
좀처럼 대외활동을 하지 않던 허 회장이 활동의 폭을 넓혀가고 있는 데는 그룹 재도약에 대한 자신감이 깔려 있기 때문이다.
일진은 올해 매출액 1조원 돌파를 바라보고 있다.
1998년 1조원을 돌파한 후 10년 가까이 침체에 빠졌던 일진이 1조원 재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는 것이다.
"일진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라고 강조하는 허 회장으로부터 그간의 소회와 미래 구상에 대해 들어봤다.
-올해 그룹 매출액 1조원 돌파가 확실시 된다고 하던데.
"1조2000억원 내지 1조3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본다.
당초 1조원을 겨우 넘길 것으로 예상했는데 지금 실적대로라면 예상치를 훨씬 초과 달성할 것 같다.
월 매출액이 지속적으로 1000억원을 넘고 있기 때문이다.
일진다이아몬드의 정밀공구 소재인 마이크로 드릴용 소재 매출이 급증하고 있고 일진소재의 신제품 특수동박의 매출도 늘고 있다.
2004년부터 일진전기가 추진하고 있는 매연저감장치 및 경전철 사업도 캐시카우 사업으로 변신 중이다.
또 지난해 하반기에 시작한 일진전기 일진경공업 일진소재산업 등 주요 계열사들의 해외 투자 성과가 나타나면서 매출 1조원 달성에 보탬이 되고 있다.
특히 일진전기는 수출용 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가 하면 해외 대리점 수를 늘리는 등 공격적인 수출전략을 펴고 있다."
-98년 매출 1조원을 돌파한 후 10년 가까이 정체됐던 이유는.
"내수시장의 침체와 해외시장 개척이 부진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신규 투자한 디스플레이 사업 분야에서의 성과가 가시화되지 않은 것도 주요 이유 중 하나다.
일진의 제품은 PCB용 전해동박과 공업용 합성다이아몬드 등을 제외한 대부분이 내수시장용이다.
특히 전기 관련 사업의 경우 한국전력 등 관납 위주의 시장이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이런 상황에서 2000년대 들어 환율 하락과 고유가,원자재가 상승 등의 악재는 국내 시장 침체를 가져왔고 일진도 그 풍랑을 빗겨나지 못했다.
특히 2000년 의욕적으로 뛰어든 디스플레이 사업은 그룹에 위기를 가져다 줄 정도로 힘들게 했다.
그룹의 존망을 걸고 1500억원 넘게 투자했으나 올해 초 프로젝션용 '싱글LCD패널'을 개발하기 전까지 아무런 결과도 나오지 않았다.
하루하루가 가시방석에 앉아있는 심정이었다.
디스플레이 사업에 회사의 역량을 집중 투입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기존 사업은 정체됐고 신규 사업에는 투자할 꿈도 꾸지 못했다."
-인고의 대가가 조금씩 가시화되고 있는 것인가.
"물밑에서 연구개발해 온 결과가 하나둘 가시화되고 있어 기대가 크다.
올초 난산 끝에 세계 첫 싱글LCD패널 개발에 성공해 향후 전화위복의 계기로 작용할 것으로 본다.
'휴대용 스크린 시대'를 열어갈 이 제품의 2010년 매출액은 올해 그룹 예상 매출액의 절반에 가까운 5300억원에 이를 것이다.
벌써 SK텔레콤 등 통신업체에서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2세들의 경영 참여도 본격화된 듯 한데.
"두 아들을 지난해 말과 올해 초 주요 계열사 대표이사로 경영 전면에 내세웠다.
장남 정석을 일진중공업 대표이사 부사장에,차남 재명을 일진소재산업 대표이사 전무로 각각 승진시켰다.
무엇이라 말할 수는 없지만 두 아들에 대해선 경영수업을 혹독하게 시킨 편이다.
두 아들에게 자율적인 판단의 기회를 많이 준 탓에 직진하면 될 길을 돌아가는 우를 범하기도 했다.
이런 시행착오로 직원들의 사기를 떨어뜨리기도 했지만 탄탄한 경영의 두께가 쌓였을 것이라 믿는다.
아직까지 부족한 면이 많지만 그래도 시행착오를 거듭한 덕에 경영실력이 최근에는 상당 수준 올라간 것 같아 내심 기쁘다."
-최근 '비전 2010'을 선포했다는데.
"신성장 사업 투자와 적극적인 기업인수합병(M&A)을 통해 2010년에는 매출 3조5000억원과 영업이익 5000억원을 달성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를 위해 △비즈니스 포트폴리오 재구축 △인재 양성에 대한 과감한 투자 △추진 현황의 구체화 등을 경영전략으로 짰다.
2년 연속 적자사업은 과감하게 퇴출하고 기존 핵심사업을 토대로 전후방사업에 기업 역량을 확대하기로 했다.
신성장산업에 대한 투자는 나홀로 투자가 아닌 다른 기업과 전략적 제휴 및 아웃소싱 파트너십을 적극 활용하겠다.
최근에 전자태그(RFID) 업체를 인수한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또 기술 및 경영능력을 겸비한 인재를 집중 양성한다는 목표도 구체화했다.
지난해 '스타어워드(Star Award)'제도를 도입,신규 사업을 구상하거나 기술을 개발한 인재에게 순이익의 5%를 보상하기로 한 것도 우수 인재 양성 차원에서다.
일진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앞으로 주목해 달라."
김현지 기자 nuk@hankyung.com
지난 3월 SBS의 사외이사로 선임된 데 이어 5월에는 서울대 공대 동창회장을 맡는 등 대외활동에 나선 것이다.
앞으로 후학을 위한 외부의 강연 요청에도 적극 응하기로 했다.
좀처럼 대외활동을 하지 않던 허 회장이 활동의 폭을 넓혀가고 있는 데는 그룹 재도약에 대한 자신감이 깔려 있기 때문이다.
일진은 올해 매출액 1조원 돌파를 바라보고 있다.
1998년 1조원을 돌파한 후 10년 가까이 침체에 빠졌던 일진이 1조원 재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는 것이다.
"일진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라고 강조하는 허 회장으로부터 그간의 소회와 미래 구상에 대해 들어봤다.
-올해 그룹 매출액 1조원 돌파가 확실시 된다고 하던데.
"1조2000억원 내지 1조3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본다.
당초 1조원을 겨우 넘길 것으로 예상했는데 지금 실적대로라면 예상치를 훨씬 초과 달성할 것 같다.
월 매출액이 지속적으로 1000억원을 넘고 있기 때문이다.
일진다이아몬드의 정밀공구 소재인 마이크로 드릴용 소재 매출이 급증하고 있고 일진소재의 신제품 특수동박의 매출도 늘고 있다.
2004년부터 일진전기가 추진하고 있는 매연저감장치 및 경전철 사업도 캐시카우 사업으로 변신 중이다.
또 지난해 하반기에 시작한 일진전기 일진경공업 일진소재산업 등 주요 계열사들의 해외 투자 성과가 나타나면서 매출 1조원 달성에 보탬이 되고 있다.
특히 일진전기는 수출용 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가 하면 해외 대리점 수를 늘리는 등 공격적인 수출전략을 펴고 있다."
-98년 매출 1조원을 돌파한 후 10년 가까이 정체됐던 이유는.
"내수시장의 침체와 해외시장 개척이 부진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신규 투자한 디스플레이 사업 분야에서의 성과가 가시화되지 않은 것도 주요 이유 중 하나다.
일진의 제품은 PCB용 전해동박과 공업용 합성다이아몬드 등을 제외한 대부분이 내수시장용이다.
특히 전기 관련 사업의 경우 한국전력 등 관납 위주의 시장이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이런 상황에서 2000년대 들어 환율 하락과 고유가,원자재가 상승 등의 악재는 국내 시장 침체를 가져왔고 일진도 그 풍랑을 빗겨나지 못했다.
특히 2000년 의욕적으로 뛰어든 디스플레이 사업은 그룹에 위기를 가져다 줄 정도로 힘들게 했다.
그룹의 존망을 걸고 1500억원 넘게 투자했으나 올해 초 프로젝션용 '싱글LCD패널'을 개발하기 전까지 아무런 결과도 나오지 않았다.
하루하루가 가시방석에 앉아있는 심정이었다.
디스플레이 사업에 회사의 역량을 집중 투입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기존 사업은 정체됐고 신규 사업에는 투자할 꿈도 꾸지 못했다."
-인고의 대가가 조금씩 가시화되고 있는 것인가.
"물밑에서 연구개발해 온 결과가 하나둘 가시화되고 있어 기대가 크다.
올초 난산 끝에 세계 첫 싱글LCD패널 개발에 성공해 향후 전화위복의 계기로 작용할 것으로 본다.
'휴대용 스크린 시대'를 열어갈 이 제품의 2010년 매출액은 올해 그룹 예상 매출액의 절반에 가까운 5300억원에 이를 것이다.
벌써 SK텔레콤 등 통신업체에서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2세들의 경영 참여도 본격화된 듯 한데.
"두 아들을 지난해 말과 올해 초 주요 계열사 대표이사로 경영 전면에 내세웠다.
장남 정석을 일진중공업 대표이사 부사장에,차남 재명을 일진소재산업 대표이사 전무로 각각 승진시켰다.
무엇이라 말할 수는 없지만 두 아들에 대해선 경영수업을 혹독하게 시킨 편이다.
두 아들에게 자율적인 판단의 기회를 많이 준 탓에 직진하면 될 길을 돌아가는 우를 범하기도 했다.
이런 시행착오로 직원들의 사기를 떨어뜨리기도 했지만 탄탄한 경영의 두께가 쌓였을 것이라 믿는다.
아직까지 부족한 면이 많지만 그래도 시행착오를 거듭한 덕에 경영실력이 최근에는 상당 수준 올라간 것 같아 내심 기쁘다."
-최근 '비전 2010'을 선포했다는데.
"신성장 사업 투자와 적극적인 기업인수합병(M&A)을 통해 2010년에는 매출 3조5000억원과 영업이익 5000억원을 달성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를 위해 △비즈니스 포트폴리오 재구축 △인재 양성에 대한 과감한 투자 △추진 현황의 구체화 등을 경영전략으로 짰다.
2년 연속 적자사업은 과감하게 퇴출하고 기존 핵심사업을 토대로 전후방사업에 기업 역량을 확대하기로 했다.
신성장산업에 대한 투자는 나홀로 투자가 아닌 다른 기업과 전략적 제휴 및 아웃소싱 파트너십을 적극 활용하겠다.
최근에 전자태그(RFID) 업체를 인수한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또 기술 및 경영능력을 겸비한 인재를 집중 양성한다는 목표도 구체화했다.
지난해 '스타어워드(Star Award)'제도를 도입,신규 사업을 구상하거나 기술을 개발한 인재에게 순이익의 5%를 보상하기로 한 것도 우수 인재 양성 차원에서다.
일진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앞으로 주목해 달라."
김현지 기자 nu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