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이 장기화되면서 중소 건설업체들이 부도 위기에 놓여 있습니다.

하지만 적당히 타협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노조는 하루빨리 포스코 본사에서 철수하고 협상테이블로 돌아와야 합니다."

전문건설노조의 포스코 본사 불법점거 사태가 8일째로 접어든 20일 사용자 측 대표인 박두균 포항지역 전문건설협회 회장은 노조의 불법 단체행동에 대해 단호한 입장을 거듭 밝혔다.

박 회장은 "이번 사태로 포스코뿐만 아니라 포항지역 337개 전문건설업체 회원사도 막대한 손해를 입고 있다"며 "파업 탓에 공사를 할 수 없지만 장비 임대료 등은 고스란히 빠져나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포항지역 대부분의 건설업체가 상시 고용인원 50인 미만의 중소기업"이라며 "일부 업체들은 벌써 부도 직전까지 내몰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 회장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조와 타협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선(先) 철수,후(後) 협상' 방침을 고수하겠다는 것.그는 협상 당사자인 전문건설협회를 제쳐두고 발주처인 포스코를 상대하려는 노조 측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포스코를 협상테이블에 나오라고 요구하는 것은 공공기관 시설공사에서 발주처에 불과한 조달청을 상대로 협상하겠다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게 박 회장의 설명이다.

그는 "노조원들의 고용관계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포스코를 물고 늘어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이런 식의 불법 점거가 용인된다면 나쁜 선례를 남겨 향후 노사관계를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건설노사 교섭은 지난 15일 오후 7시부터 다음날 새벽 5시까지 10여시간 동안 포스코건설에서 이뤄졌으나 아무런 결론을 내리지 못했으며 지금까지 재개되지 않고 있다.

포항=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