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이 보험업을 겸영할 경우 비중이 확대될수록 안전성이 저하되고 비용도 늘지만 이익은 늘어난다는 분석결과가 나왔다.

한국개발연구원 나동민 연구위원은 20일 발표한 `방카슈랑스 확대에 따른 은행의 안전성 및 효율성 변화분석' 보고서에서 2000년부터 2004년까지 국내 모든 은행과 보험회사의 자료를 실증분석한 결과 은행이 보험업을 겸영할 경우 겸영 비중이 확대될수록 안전성이 저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은행이 보험업무라는 새로운 업무를 추가로 취급해 발생하는 위험이 업무의 다각화로 인한 위험분산 효과보다 커서 은행과 보험 간의 겸업화가 확대될 수록 은행의 안전성은 저하되며, 특히 경제성이 낮은 지방은행이나 중소형 보험사, 은행계 보험사일 수록 위험이 늘어난다고 나 연구위원은 지적했다.

나 연구위원은 "어떤 형태의 은행과 보험 간의 겸업이든 은행의 건전성은 낮아지기 때문에 은행은 직접 겸영에는 신중해야 한다"며 "지주회사나 자회사 형태의 간접적 겸업방식을 고려하거나 직접적 겸영을 할 때도 판매제휴 등 제한된 범위의 방카슈랑스를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방카슈랑스의 효율성 분석결과를 보면 은행이 보험업 겸업을 확대하면 비용효율성은 감소하지만 수익효율성은 늘어나 결과적으로 이익효율성도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은행이 보험업무를 겸영하면 추가 비용이 발생하지만 보험업무를 통해 창출된 수익이 이를 상쇄해 궁극적으로는 이익이 발생한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나 연구위원은 설명했다.

나 연구위원은 "지방은행이 시중은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비용효율성과 높은 수익효율성을 가지기 때문에 이익효율성은 지방은행이나 시중은행이나 유사하다"면서 "은행 유형에 관계없이 은행의 보험업 참여는 이익 측면에서 충분한 동기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나 연구위원은 "단기적인 시각에서 시장지배력 확대나 경영성과 향상을 목적으로 하는 방카슈랑스 전략은 은행의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못할 뿐더러 궁극적으로 정부부담으로 귀착될 수 있다"면서 "은행은 장기적인 시각에서 수익과 비용을 고려한 보험업 겸영 전략을 설계해야 하며 정부는 금융산업의 건전성.효율성 증대와 금융이용자 이익 향상 차원에서 방카슈랑스 제도의 발전을 지원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울연합뉴스) 이 율 기자 yuls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