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보험사 상장방안의 윤곽이 드러나면서 생보사 지분을 보유한 종목들이 다시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생보사 상장 수혜주'는 새로운 테마가 아니지만 13일 생보사 상장자문위원회가 공청회를 통해 생보사 상장 초안을 공개함으로써 생보사 상장이 한층 가시화됐기 때문이다.

특히 최대이슈였던 생보사 상장차익 배분 문제가 보험 계약자에게는 차익을 나눠주지 않는 쪽으로 가닥이 잡히면서 주주들에게 돌아가는 혜택이 커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 금호석유 동양종금 등 강세

금호석유화학 한화 동양종금증권 등 일부 생보사 지분을 갖고 있는 종목들은 이날 코스피지수가 11.67포인트(0.90%)밀린 상황에서도 강세를 보였다.

금호생명의 최대주주로 23.8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금호석유화학은 이날 5.83% 급등한 2만5400원에 마감됐다.

금호생명의 지분 20.59%를 갖고 있는 금호산업도 1.2% 상승했다.

또 동양생명의 최대주주인 동양종금증권(지분율 14.18%)은 1.65% 오른 1만2350원에,대한생명의 최대주주인 ㈜한화(26.3%)는 1.84% 상승한 2만4850원에 장을 마쳤다.

삼성생명의 지분을 갖고 있는 신세계(13.57%)와 CJ㈜(7.99%) 등은 장 초반 생보사 상장 기대감으로 강세를 보였으나 시장의 전체적인 낙폭이 커지면서 약세로 마감됐다.

전문가들은 이번 공청회를 계기로 생보사 지분 보유기업들의 자산 가치가 재부각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대우증권의 신동민 연구원은 "생보사 상장관련 이슈는 이전부터 제기됐지만 구체적인 안이 제시되면서 실제로 상장 가능성이 커졌다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신 연구원은 "특히 요즘처럼 주가가 1200~1300 사이 박스권에 갇혀 조정국면을 이어가는 상황에선 투자자들의 안정성에 대한 선호도가 커지기 때문에 생보사 지분보유 기업들의 자산가치가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크레디트스위스(CS)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삼성생명의 안정적인 수익성과 업계 1위인 시장점유율 등을 감안할 때 생보사 상장이 본격화될 경우 삼성생명 최대주주인 신세계가 최대 수혜를 볼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특히 생보사 지분 보유기업 중에서도 비교적 상장을 신속하게 진행할 것으로 전망되는 회사들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보험업계에선 현재 교보생명 동양생명 금호생명 미래에셋생명 등이 조기상장을 추진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 손해보험주도 반사이익 기대

생보사 상장이 손보사 주가에도 반사이익을 가져다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장효선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재 손보사들은 생보사보다 훨씬 저평가돼 있고 생보사 상장을 계기로 보험섹터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져 손보사 주가도 반등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장 연구원은 그러나 "상장방안에 따라 기업가치가 크게 변동될 수 있고 기존방법과 다른 기업가치 평가기법이 적용될 필요가 있기 때문에 생보사의 기업가치에 대한 지나친 낙관론은 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조용화 대신증권 연구원은 "손보사 중 직접적으로 생보사 지분을 갖고 있는 곳은 동부화재와 LIG손보"라며 "생보사가 상장될 경우 평가차익과 자산가치 증대가 기대된다는 점에선 큰 호재지만 손해율 증가 등으로 보험주 자체가 약세를 보이고 있어 단기적으로 주가에 영향을 미치긴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