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휴가철에는 해외여행을 계획하는 사람들이 유난히 많다고 한다.

이런 추세에 맞춰 금융회사들은 해외여행과 결부된 재테크 상품을 많이 내놓고 있다.

같은 맥락에서 유망한 증시를 한번 들러보는 것도 여름 휴가를 의미 있게 보내는 방안이 아닐까 생각한다.

굳이 한 국가만 꼽으라면 인도증시를 방문할 것을 권한다.

인도는 중국에 비해 경제개방이 늦은 나라다.

독립 이후 정치적으로 비동맹 노선을 취했기 때문에 '네루식 사회주의 경제체제'를 오랫동안 고수했다.

이 때문에 1990년대 이전까지 약 40년 동안 연평균 성장률이 3%대의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이를 일컬어 국제금융시장에서는 이른바 '힌두 성장률'(Hindu growth rate)이라 부른다.

오랫동안 잠자던 인도가 1990년대 초 외환위기를 계기로 문을 열기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연평균 6%대로 성장률이 한 단계 높아졌다.

특히 지난해에는 중국의 9.9%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8.3%의 성장률을 기록해 1990년대 초 이후 인도경제의 고질적인 문제점으로 지적돼온 외환위기에 대한 우려가 말끔히 해소됐다.

최근 골드만삭스 등이 발표한 중장기 전망을 보면 인도는 2050년까지 연평균 6% 성장해 2032년에는 일본을 제치고 미국 중국에 이어 세계 3위의 경제대국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성장률 수준으로는 2015년 이후에는 중국을 추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어느 분야보다도 인도증시가 유망할 것으로 보는 것은 인구증가율이 높고 평균연령이 낮은 데다,현재 25세 이하의 인구가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젊은 인구가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인도의 중위(median) 나이는 24.3세로 아시아 국가 중에서 가장 젊다.

더욱이 소련이 붕괴된 이후 세계경제의 축이 미국과 중국으로 변화됨에 따라 양국 간 구도속에서 중국을 견제하려는 미국과 미국의 패권에 맞서는 중국이 인도와의 협력을 강화하려고 노력하는 것도 인도에는 유리한 상황이 전개될 것으로 보는 이유다.

물론 인도라고 해서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아직까지는 정보기술(IT)을 비롯한 아웃소싱 위주의 서비스 산업이 압도적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제조업 기반과 사회간접자본이 취약한 상태다.

이런 문제가 개선되기까지 인도는 경제나 증시가 기복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결정적인 장애요인으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으로 주요 예측기관들은 보고 있다.

현재 인도증시에 상장된 기업 수는 6700여개로 우리보다 약 4배나 많다.

국내총생산(GDP)에 대한 시가총액 비중은 87%로 중국의 69%보다 높다.

다른 분야에 비해서는 증시가 발전한 셈이다.

제도적으로도 외국인 투자는 원칙적으로 자유롭고 IT분야 못지않게 인도의 우수한 인력이 증권업에 참여하고 있는 상태다.

전반적인 인도증시의 분위기는 뉴욕 월가와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대표지수인 '센섹스 30'은 미국의 금리인상 우려가 제기된 올 5월 중순 이후 주춤거리고 있으나 추세적으로는 2003년 이후 급격한 상승세가 유지되고 있다.

센섹스 30지수의 섹터별 비중을 보면 IT와 금융이 각각 17%로 가장 높고 에너지 16%,산업재 13%,소비재 11% 등의 순이다.

따라서 주식 등 자산의 장기 포트폴리오 구성에서 인도는 빠뜨릴 수 없는 국가다.

인도증시는 지금보다도 더 좋은 투자대상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한상춘 논설·전문위원 sc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