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한 연두색 휴대폰,핑크색 본체가 라임색 가죽 케이스에 담긴 패션 PMP,연한 하늘색 전자사전…. 무더위를 잠시나마 잊게 하기 위해서인가.

디지털 기기가 싱그러운 '여름 옷'으로 갈아입고 있다.

여름철로 접어들면서 연두색(라임) 연하늘색 등 톡톡 튀고 시원한 느낌을 주는 색상의 신제품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블루핀'은 남보다 먼저 새로운 기기를 써 보려는 얼리 어답터들 사이에서 주목받는 PMP 브랜드다.

벤처기업 티노스는 이달 말께 블랙 핑크 등 두 가지 색의 '블루핀 시리즈 1호'를 내놓을 예정이다.

이 가운데 '핑크 블루핀' 전용 가죽 케이스엔 연둣빛 열대과일 라임 색을 입혔다.

여름의 감성이 물씬 풍기는 색이다.

지금까지 PMP 색상이 블랙 화이트 등 무채색이 주류를 이뤘던 것과 대조를 이룬다.

모토로라는 슬림폰 '레이저'를 라임 색으로 내놓고 이달 말부터 판매한다.

라임은 실버 블랙 핫핑크에 이어 나온 레이저의 네 번째 색상이다.

'라임 레이저'는 겉은 라임 색이지만 폴더 안쪽에 있는 키패드와 액정화면은 검정색이어서 색상 대비가 강렬하다.

임정아 모토로라코리아 이사는 "맛이 상큼하고 색깔이 고운 열대과일 라임을 연상시키는 '라임 레이저'는 더운 여름철에 소비자의 시각과 미각 등 오각을 만족시켜 줄 것으로 기대되는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색상만 달라졌을 뿐 두께(14.5mm) 무게(98g) 가격(50만원대) 등은 기존 '레이저' 시리즈와 똑같다.

시원한 하늘색이 돋보이는 전자사전도 나왔다.

샤프전자가 최근 새로 내놓은 '리얼딕' 시리즈 제품인 'RD-6800'이다.

빨강 파랑 검정 은색 등 전자사전은 원래 색상이 다양한 디지털 기기이긴 하지만 하늘색 제품은 처음이다.

'RD-6800'은 사전 24권 분량의 콘텐츠를 담고 있는 실속형 제품으로 가격은 18만원대다.

소니의 최신형 USB 메모리스틱 '마이크로볼트 타이니' 4종은 알록달록한 셀로판 지를 연상시킨다.

연두 하늘 주황 보라 등 네 가지 색상이 있는데 속이 약간 비치는 반투명 소재를 사용해 여름의 감성을 자아낸다.

가로와 세로가 각각 1.45cm와 3cm에 불과하고 두께도 2.7mm인 작고 앙증맞은 디자인이 눈길을 끈다.

본체보다 더 연한 색상의 전용 케이스를 씌우면 휴대폰에 액세서리처럼 매달 수 있다.

업계 한 전문가는 "디지털 기기가 '패션' 붐을 타면서 기업의 컬러 마케팅이 갈수록 강화되고 있다"며 "모토로라 레이저가 나온 지 2년이나 됐지만 색상만 바뀌면서 여전히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것을 보면 적절한 컬러 전략은 장수의 비결이 된다"고 말했다.

고성연 기자 amaz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