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미사일 발사 이후 한반도 안팎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제19차 남북장관급회담이 11일 3박4일간에 걸친 회담 일정에 들어갔다.

권호웅 내각 책임참사가 이끄는 북측 대표단 29명은 이날 오후 2시14분께 고려항공 전세기편으로 평양 순안공항을 이륙, 동해직항로를 거쳐 오후 3시56분께 김해공항에 도착한 뒤 바로 숙소인 해운대구 웨스틴조선호텔에 여장을 풀었다.

이어 이종석 통일부 장관 등 우리측 대표단을 만나 환담을 나누고 회담장인 누리마루에서 환영만찬을 같이했다.

권 참사는 현 정세를 궂은 날씨에 비유하며 누차 남북 협력을 강조했다.

환담 도중 이 장관이 "어제 태풍이 지나갔고 장마전선이 북상했다"며 날씨를 화제로 꺼내자 "태풍이라는 것이 북이나 남만 피해 주는 게 아니라 북이 피해를 보면 남도 피해를 본다"고 말하고 "재앙이라는 것이 내부에서도 오지만 외부에서도 일어나니 우리가 잘해서 외부에서 온 재앙을 대처하고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권 참사는 환영만찬장에서 이 장관이 "동해로 왔다면 어떻게 오신거냐"고 묻자 "비가오나 눈이오나 가야될 길이라 왔다"며 의미심장하게 답했다.

환영만찬사에서 이 장관은 "최근 조성된 상황으로 인해 지역 정세가 불안정해지고 있다"면서 "어려운 상황일수록 진지한 대화를 통해 타개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 참사는 6·15공동선언의 정신을 강조하며 "북남쌍방은 정세가 어떻게 변하건 환경이 어떻게 달라지건 이 궤도에서 절대로 탈선하지 말고 우리 민족이 선택한 6·15의 길을 끝까지 가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일단 북측이 회담 참석을 통해 대화의 의지를 보인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회담 전망에 대해서는 부정적으로 전망했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북측이) 선물을 주기 위해 오는 것으로는 생각지 않는다"면서 "타협이 이뤄질 것으로 크게 기대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또 "합의가 이뤄질 것인지 예측하기 어렵지만 명확한 입장을 갖고 북측이 추가 발사를 중단하고 6자회담에 복귀할 수 있도록 우리가 생각한 바를 강력히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