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은 11일 아시아나항공이 최근 비행운행규정 개정판을 발간하면서 자사 비행운행규정(FOM)을 30%가량 무단 전재하고 아이디어와 내용 표현도 70% 이상 도용해 저작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비행운행규정은 조종사 등 항공기 운항 종사자들이 업무를 수행할 때 지켜야 할 절차와 기준 등을 정해 놓은 항공기 운항의 지침서로 이·착륙과 고도계 확인 절차,운항장비 요건 등을 항공사마다 의무적으로 만들어 놓는 비행 매뉴얼이다.

대한항공은 이날 아시아나측에 '표절 수정 경고장'을 보내고 일주일 내에 표절 행위에 대해 사과광고를 하고 표절한 비행운행규정을 2개월 이내에 전면 수정할 것을 요구했다.

대한항공은 이 같은 방침을 따르지 않을 경우 저작권 침해에 대한 민·형사상 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했다.

대한항공 황철 운항표준 담당 상무는 "아시아나가 최근 개정해 발간한 비행운행규정은 모두 1000여쪽으로,이 중 30%에 해당하는 300쪽을 그대로 복사 전재했다"며 "심지어 그림이나 도표까지 그대로 옮겨다 놓았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아시아나측은 "항공산업에서 제반 규정은 건설교통부의 지침에 의한 것이고 국제적으로 항공용어와 각종 규정은 다 통일돼 있는데 어떻게 표절이라고 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 관계자는 "필수항목이나 구성 등은 유사할 수 있지만 운행규정은 각사가 나름대로 마련하는 것"이라며 "아시아나의 경우 내용의 표현이나 토씨까지 대한항공의 규정과 똑같다"고 반박했다.

인천=김인완 기자 i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