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이 전일 선물시장에서 공격적인 매수로 급선회하며 현물 시장의 프로그램 매수를 자극, 지수를 1300선 근처까지 끌어 올렸다. 증시 전문가들은 매물 압력 등으로 코스피 1300선의 강력한 저항에 직면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 가시밭길이 될 수도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 벌써부터 안심 이르다

11일 삼성증권 황금단 연구원은 "국내외 기업실적 발표의 경우 그리 만만히 볼 만한 상대가 아니다" 면서 "이제 막 뚜껑을 여는데 벌써부터 '불확실성 제거' 그 이상에 베팅하기에 무리가 따른다"고 지적했다.

미국 S&P 500 기업의 2분기 이익 증가율이 전년동기대비 7.7% 떨어질 것으로 추정된 후 이익 전망치가 점점 상향 조정되는 흐름에 있기는 하나 인플레이션 압력과 경기둔화 우려가 3분기 실적 전망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기업의 2분기 실적은 미국보다 부진할 것으로 전망되며 하반기 실적 턴어라운드의 강도도 극적이지는 않을 것으로 점쳤다.

◆ 1300선 위에서 속도가 문제

부국증권 임정현 연구원은 일본은행(BOJ)의 금리인상 여부와 삼성전자의 2분기 성적표 등 핵심 이벤트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1300선을 넘어선다 하더라도 기술적 저항이 만만치 않은 것은 물론 관망심리가 확대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코스피 지수의 상승동력은 이전보다 약화될 여지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여전히 진행중인 북한 리스크와 고공권에 머물고 있는 국제유가, 최근 급격한 원화강세, 기술적 반등을 충족한 듯한 美 증시를 포함한 글로벌 증시의 부진한 행보, 상존하는 외국인 투자자의 현물 매도 재개 우려, 매수차익 잔고의 급팽창 등도 코스피의 반등세를 저해할 변수라고 지적했다.

굿모닝신한증권 김중현 연구원은 주식시장이 1월 중순부터 3월말까지 1300선 초반에서 기간조정을 나타냄에 따라 올 해 들어 코스피 지수 1320~1350포인트 범위의 매매비중이 27.4%에 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연초 간접투자를 통해 투신권으로 유입된 거치식 자금이나 5월 급락장에서 1.1조원을 순매수한 개인 투자가들의 자금들은 지수 반등폭이 1300선 이상으로 확장될 경우 일부 매물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감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국 1300선 위에서는 속도가 문제이며 이는 이제부터 시작되는 기업들의 실적발표와 대기 매물 압력이 얼마나 현실화될 것이냐에 달려 있으며 매물 압력이 덜할 경우 단기적으로 60일 이동평균선이 위치한 1340선까지 반등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경닷컴 장원준 기자 ch100s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