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주요 10대 산업의 상반기 실적을 결산하고 하반기를 전망해보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정유, 화학 업종에 대해 한정원 기자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두 업종의 특징부터 정리해볼까요.

[기자]

올해 유가급등과 환율하락, 경기침체 등 경영환경 악화로 기업들은 힘겨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정유와 석유화학 업체 역시 정제마진 악화와 고유가에 따른 내수 감소, 나프타 등 원재료 가격 부담 등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S: 정유 '선방' 화학 '부진')

특히 에너지 분야에는 지속되는 고유가가 큰 영향을 미쳤는데요.

어려운 환경 속에서 그나마 정유업계는 고유가에 따른 제품가격 상승으로 선전할 수 있었지만 화학업계는 부진의 늪에서 빠져나오기 어렵게 됐습니다.

[앵커] 구체적으로 짚어볼까요. 정유업계 상반기 실적 어땠습니까.

[기자]

고유가가 정유업계에는 반가운 소식이라 생각하시는 분들 많으실 겁니다. 유가급등 소식이 전해진 날에는 정유주들이 강세를 보이는 경우가 많은데요.

원유가격이 오르면 휘발유 등 석유제품 값도 올라 매출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하지만 원유값이 뛰는 것에 비해 석유제품 가격 상승은 천천히 오르기 때문에 영업이익은 줄어드는 현상이 발생하고 유가급등이 수요를 떨어뜨려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SK㈜의 경우 1분기 매출액은 고유가에 따른 제품가격 강세로 전년 동기 대비 10.8%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3.9% 감소했습니다.

조만간 발표될 2분기 실적은 정제마진이 개선되면서 비슷하거나 다소 나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상반기 실적이 매출은 작년 상반기에 비해 10% 정도 늘어난 10조8천억원 대, 영업이익은 4% 가량 감소한 6천200억원 대가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CG)

GS칼텍스도 1분기 매출은 고유가 영향으로 전년동기대비 16.4%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연초 유가 급등에 따른 정제마진 축소와 석유화학 시황 악화로 41.5%나 줄어들었습니다. 3월 이후 정제마진이 회복세를 보여 2분기는 다소 개선된 실적을 낼 것이라는 전망이구요.



S-Oil이 가장 돋보이는 실적을 내고 있는데요. S-Oil은 지난 1분기에도 매출이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25% 늘었고 고도화설비에 힘입어 영업이익도 11% 증가해 정유업계 중 유일한 증가세를 보였습니다.

높은 정제마진과 중국 수요의 증가에 따라 2분기 실적도 호조를 이어가면서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작년보다 각각 30%, 15% 늘어난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증권가는 예측하고 있습니다. 2분기 실적이 예상을 뛰어넘을 경우 그 이상도 가능하다는 관측입니다.

[앵커] 정유업계, 하반기는 어떨까요.

[기자]

하반기 역시 대내외 환경이 좋지 못합니다. 대한상공회의소 전망에 따르면 중국과 국내시장의 수요 감소 등의 여파로 정유업계 하반기 수출은 1.1% 늘어나는 데 그치고 내수는 1% 마이너스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경기침체와 환율하락이 여전히 복병으로 남아있는데요.

증권가는 고유가 기조가 당분간 이어지고 정제마진도 개선세를 보이고 있는만큼 양호한 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영진/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

“상반기 정유업계는 연초에는 정제마진이 하락했지만 2분기 이후 빠르게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하반기에도 고유가가 지속돼 정유업계 수익성 양호할 것. 올한해 작년보다 소폭 개선…”

(S: 올해 목표달성 무난)

조만간 발표될 2분기 실적도 1분기와 비슷하거나 호전된 수준이고 하반기는 다소 나아져 정유업계는 올해 목표치는 무난히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하고 있습니다.

특히 SK는 해외자원 개발, 탐사에 활발히 나서고 있어 아시아, 태평양을 이끄는 종합 에너지 기업으로 도약이 기대가 되고 있고

S-Oil은 고도화설비 가동에 따른 수익개선 효과 크다는 점, 다소 고평가되긴 했지만 배당 매력에 자사주 매각 이슈를 앞둔 점도 주목해 볼만하다는 분석입니다.

GS 역시 GS칼텍스의 수익 개선 부분과 저평가되어있다는 점에 관심을 둘만하다고 증권가는 지적하고 있습니다.

[앵커] 하지만 화학업계는 부진하다고 하는데, 어떻습니까.

[기자]

대한상의나 산업연구원 등 주요기관의 하반기 전망 보고서를 살펴보면

다른 업종들은 맑고 해가 뜨는데 석유화학 업종은 흐리고 먹구름이 가득합니다.

기업별 차이를 찾기 힘들만큼 모두 어렵습니다.

(S: 2분기 영업이익 70% 감소)

증권가에서는 LG화학, LG석유화학, 호남석유화학, 한화석유화학 등 4개사의 2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동기보다 70% 가량 줄고 전분기와 비교해도 40% 이상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하반기도 별반 나아지지 못할 것이란 전망입니다. 이렇게 실적이 급감하고 있어 연간 목표 달성도 어려워 목표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고유가로 원유, 나프타 등 원료가격이 크게 올랐지만 에틸렌 등 유화제품 값에 이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 2분기에도 이익감소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LG화학의 경우 2분기 실적이 5년만의 최저수준이다는 얘기들도 나오고 있고

주가도 연초에만 해도 6만원에 근접했던 주가가 3만원대까지 떨어져 3, 4년전 수준으로 되돌아갔습니다.

[앵커] 왜 이렇게 힘든건가요.

[기자]

세계적으로 단 한명도 석유화학산업의 미래에 대해 긍정적으로 얘기하는 사람이 없다…사상 최악의 위기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많이 어렵습니다.

(S: 고유가, 원화강세 타격)

유화산업에서는 원료인 나프타 가격이 제품가의 70∼80%를 차지하는데

원유가 상승으로 나프타 가격도 크게 올라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고

유화업체들은 원료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제품가격에 반영시키지 못한 채 고전하고 있습니다.

원화 강세도 치명적입니다. 생산량의 절반을 수출하는 유화업체는 급락하는 환율에 실적에 타격을 입고

수출의 상당량을 차지하는 중국 내 업체들의 경쟁이 심해지고 있는 점도 걱정입니다.



[앵커] 하반기는 어떻게 전망됩니까. 언제쯤이면 나아질까요.

[기자]

산업자체가 업황 사이클을 따라 움직이는 만큼 단기간 회복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됩니다.

(인터뷰: 김영진/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

“석유화학 설비 중국 중심 증설로 공급이 확대되고 있어 조기 해결 가능성 낮아… 경기 반등 하려면 중장기간 조정 필요할 듯..2009년, 2010년쯤 반등…

주가 측면에서는 이미 바닥인만큼 추가하락 리스크보다는 조정 내지 상승…"

하지만 2분기 부진한 실적보다는 하반기부터 오는 2008년까지 장기적으로 실적개선이 예상된다는 점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지적들이 제기되고 있구요.

석유화학업체들이 살아남기 위해 비용절감과 신기술 개발에 힘을 쏟고 있는만큼 주목해봐야 할 것입니다.

주가 측면에서도 이미 연초에 비해서는 절반 가까이 떨어졌고 3,4년전 수준으로 되돌아간만큼 이제는 실적 회복과 함께 반등을 기대해볼만하다는 의견들이 나옵니다.

한정원기자 jwhan@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