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자유무역협정(FTA) 2차 협상이 오늘부터 서울에서 열린다. 미국에서 열렸던 지난 1차 협상은 일종의 탐색전이었지만 이번 협상부터는 양국이 서비스·투자 유보안 및 상품 양허안 등을 교환하고 이에 대한 협의를 본격적으로 벌여나가게 된다. 본게임이 시작된 셈이다.

그만큼 양국이 서로 유리한 전략을 관철시키려 들 것은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우리나라는 공산품은 대폭 개방하되 쌀 등 주요 농수산물은 양허에서 제외한다는 목표하에 상품·농산물·섬유 등 3개 분야 양허안을 묶어 협상을 벌이겠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미국은 농수산물을 우선적으로 논의하자고 나올 게 분명하다. 기 싸움이 만만치 않다는 이야기다. 이 때문에 최초 양허안을 교환하기 전 품목분류, 양허단계, 관세 철폐기간 등 세부원칙에 대한 합의부터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양국은 또 서비스·투자 유보안을 교환한 뒤 이를 토대로 향후 개방을 요구하는 리스트를 제시, 본격 협상을 벌이게 될 것이다. 우리는 공공의료 교육 등 주요 서비스를 유보리스트에 올려 놓았지만 법률 등 미국이 관심을 보인 분야도 포함돼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한·미FTA는 이제부터가 정말 중요하다는 점에서 특히 두 가지를 강조하고 싶다. 하나는 협상전략에 대한 것이다. 미국은 자국 산업계의 이해를 철저하게 대변, 관철시키는 것으로 유명한 만큼 우리의 대응도 보다 치밀할 필요가 있다. 협상과정에서도 긴밀한 민·관 대화가 절실하다. 미국의 요구를 수시로 체크하며 상황변화에 즉각 대처할 수 있어야 한다. 이와 함께 미국 측의 무분별한 반덤핑법 등 비관세장벽에 대해서는 공세적으로 완화를 요구해야 할 것이다.

다른 하나는 한·미FTA 반대 주장에 관한 것이다. 민주사회에서 누구든 찬반 의견을 개진할 수 있지만 모든 것은 법적 테두리 안에서 이뤄져야 한다. 사실에 기초하지 않는 이념론적 접근, 자신들만이 전국민의 이해를 대변하는 듯한 독선적 행동은 지양돼야 마땅하다. 특히 일부 극렬세력들이 정부의 양허안, 유보안의 내용과는 전혀 다르게 근거없는 루머를 퍼뜨리는 것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안되는 짓이다. 협상이 어느 한 쪽에 불리하면 결렬될 수도 있는 일이고 국회 비준절차도 남아 있다. 지금은 우리에게 유리한 협상결과를 도출해 내는 데 진력하는 것이 우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