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를 인수한 뒤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해 궁지에 몰린 상하이차가 위기 돌파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쌍용차에 강력한 구조조정을 추진 중인 상하이차는 3인의 공동대표이사 중 1명을 전격 교체키로 했다.

상하이차는 9일 미국 출신인 필립 머터프 글로벌사업총괄 부총재(부사장)를 쌍용차의 사내이사로 추천했다고 발표했다.

쌍용차는 다음 달 11일 열릴 주주총회에서 머터프 부총재를 이사로 뽑은 뒤 공동대표이사에 선임할 것으로 알려졌다.

머터프 부총재는 상하이GM 부사장과 GM차이나 회장 등을 지낸 자동차 전문가로 상하이차의 해외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상하이차가 머터프 부총재를 기용함에 따라 기존 장쯔웨이 쌍용차 공동대표(상하이차 부총재)는 쌍용차 이사직을 내놓고 상하이차로 복귀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쌍용차는 최형탁 사장과 상하이차에서 파견된 머터프 부총재,장하이타오 부총재(쌍용차 수석부사장)의 3인 대표체제로 바뀌게 될 전망이다.

쌍용차는 머터프 부총재의 공동대표 선임을 계기로 상하이차와 손잡고 글로벌 프로젝트를 적극 추진키로 했다.

모노코크 타입(보디와 프레임이 하나로 돼 있는 구조)의 5인승 소형 스포츠유틸리티 차량(SUV) 플랫폼을 개발,쌍용차의 소형 SUV인 C200(프로젝트명)과 상하이차의 중소형 승용차에 각각 활용할 방침이다.

상하이차는 쌍용차의 경영난을 타개하기 위해 최근 전 임원의 급여를 10% 삭감했고 부·팀장급의 올해 임금을 동결한 데 이어 희망퇴직까지 추진하고 있다.

쌍용차는 2003년과 2004년 각각 5896억원과 113억원의 흑자를 나타냈지만 상하이차로 경영권이 넘어간 작년에는 1033억원의 적자를 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