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병술년 개의 해가 반이 지났다. 날씨가 더우면 자주 짜증이 나고 빨리 지친다. 하루종일 에어컨 아래서 근무하다 파김치가 되어 돌아오는 남자나 집안일에 지친 여자나 밤이 되어도 서로에 대한 생각은커녕 입맛도 없다. 예전부터 아내들은 여름이면 인삼 대추 찹쌀과 정성을 담은 삼계탕을 끓였다. 하지만 여름철 보양식으로 중년남성들의 전폭적인 환영을 받는 것은 뭐니뭐니해도 멍멍이다.

개는 전 세계 여러곳에서 식용으로 쓰이며 심지어는 한국인을 야만인으로 비하하는 동물 보호론자 브리지트 바르도가 사는 프랑스에서도 일부지방에서 먹고있다고 한다. 옛 문헌에 보신탕은 음력 유월 복날 절식(節食)으로 기록되어 있고,농가월령가에는 여름에 며느리가 친정에 갈 때 '개를 잡아 술병과 같이 들고 간다'고 기록해 각종 잔치와 제사에서 애용되어 왔음을 알 수 있다.

개는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짝짓기를 하기 때문에 성욕의 상징이기도 하다. '단고기'는 개고기를 일컫는 북한 말인데,북한에는 '단고기 국물은 발 잔등에 떨어지기만 해도 보약이 된다'는 속담이 있다.

그렇다면 과연 개고기에는 여름의 피로를 씻어주고 정력을 강화하는 효능이 있을까? 동의보감에는 '개고기는 혈맥(血脈)이 잘 통하게 하고 음경이 일어서게 하며 기력을 돕는다'고 했고 '수캐 음경 3개면 해구신도 부럽지 않을 정도로 강력한 정력제며,발기부전을 치료할 뿐 아니라 음경을 강하고 커지게 하여 아이를 낳을 수 있게 한다'고 하였다. 본초강목에 의하면 개고기는 허약손상을 보하고 양기를 북돋아주고 정력을 강장시켜 주는 작용을 한다고 기록돼 있다. 프랑스 생리학자 브라운 세칼은 72세 때 개의 고환에서 진액을 추출해 자신에게 주사하였더니 정력이 회복됐다고 보고해 주목을 끈 적이 있다.

요즘같이 후텁지근한 날에는 섹시한 여성이나 멋진 남성을 봐도 좀처럼 성욕이 일어나지 않는다. 리비도 증가를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먹는 음식을 통하는 것이다. 그래서 예전부터 여름이면 남정네들은 보신탕집을 자주 찾았다. 하지만 보신탕 단골들이 명심해야 할 게 있다. 자신만 왕성해져서 어쩌자는 것인가? 마님은 남편을 돌같이 볼 정도로 정력이 떨어졌는데. 아내는 내버려두고 혼자서 보신탕으로 무장한 다음 아무데서나 정력 자랑하다가 강아지(?) 망신당한 남자들의 얘기가 요즈음 신문에 자주 등장한다.

섹스할 때 여성의 칼로리 소모가 더 많다는 사실을 남자는 알아야 한다. 남자들은 성행위를 할 때 자신들의 에너지 소모량이 여자보다 더 많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는 반대다. 성관계 중에 여성의 부교감신경은 남성보다 훨씬 원활하게 체내에 에너지를 공급한다. 여성은 에너지를 소비하면서 동시에 공급받는다는 얘기다.

여성의 몸은 쓴 만큼 채워 나가는 옹달샘인 반면 남자는 쓴 만큼 표가 나는 두레박 구조다. 그래서 에너지 소비는 여자가 더 많은데도 피로감은 남성이 더 많이 느낀다. 여자가 피로감을 덜 느낀다고 해서 소진된 에너지를 보충하지 않으면 성욕은 감퇴될 수밖에 없다. 보신은 남자의 전매특허품이 아니다. 여자에게도 똑같이 필요하다. 개고기는 여자 몸에도 좋다. 개고기는 아미노산 조직이 사람과 가장 비슷해서 단백질 흡수율이 높다. 다른 육류에 비해 고단백질이고,지방이 소나 돼지에 비해 6분의 1 정도인 저지방 식품이어서 소화 흡수가 빠르다.

퇴근 길에 아내를 보신탕 집으로 불러내보시라. 개고기를 입에 대본 적이 없는 아내라도 남편과 함께 소주 몇 잔 걸치고 연애할 때 유행하던 노래를 흥얼거릴 때쯤이면 소고기보다 더 잘 먹을 것이다. 여자는 보신탕을 남자와 함께 먹었다는 사실만으로도 흥분하게 된다. 그 다음 주말엔 여자가 먼저 보신탕집에 가자고 할 것이다.

성경원 한국성교육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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