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K는 1997년 9월 휴대폰 배터리 생산 업체로 출발했다.

당시 회사 이름은 바이어블코리아.2001년 홍콩에 유럽형(GSM) 휴대폰을 수출하면서 휴대폰 제조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배터리에서 쌓은 노하우를 활용해 업종을 변경한 셈이다.

2002년엔 중국 휴대폰 업체 차브리지를 인수함으로써 중국 정부가 인정하는 휴대폰 제조·판매 라이선스(입망권)까지 손에 넣었다.

지금은 중국이 라이선스 규제를 풀었지만 당시엔 한국 업체 중 라이선스를 확보한 업체는 VK가 유일했다.

이철상 VK 사장(사진)은 서울대 경제학과 87학번으로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부의장과 서울대 총학생회장을 지냈다.

이 사장은 '386 운동권 기업인'이라는 독특한 배경과 현 정권 실세들과 친하다는 사실이 알려져 더욱 주목받았다.

VK는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을 택하지 않고 자체 브랜드로 중국 시장을 공략했다.

송혜교 전지현 등 '한류 스타'를 기용한 전략은 성공적이었다.

2004년엔 영국 보다폰 등 대형 이동통신사를 거래선으로 잡고 유럽 시장에도 진출했다.

VK는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로 세원텔레콤과 텔슨전자까지 나자빠지는 와중에도 승승장구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2004년 전년의 2배 규모인 3839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6개월 전인 지난해 12월 무역의 날엔 '3억불 수출탑'을 받았다.

그러나 지난해 649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낸 데 이어 올 1분기 164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며 벼랑 끝으로 내몰렸다.

지난 3월엔 SK텔레콤에서 100억원가량 빌렸고 지난달 초 유상 증자로 140억원을 확보했지만 역부족이었다.

고성연 기자 amaz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