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을 위한 미국과의 양자 협상이 진전을 보이지 않자 국제교역의 준칙을 지키지 않을 수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푸틴 대통령은 4일 국제상공회의소 간부들과 만난 자리에서 미국이 러시아의 WTO 가입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국제교역 준칙을 지키는 것을 중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이날 보도했다.

미국과의 협상이 빨리 성사되지 않으면 연내 WTO 가입이란 러시아의 목표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기 때문에 대통령이 직접 나서 발언 수위를 높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994년부터 WTO에 가입하기 위해 노력해온 러시아는 대부분의 WTO 회원국과 양자 협상을 마치고 미국과 마지막 담판을 벌이고 있다.

미국은 지식재산권 보호,은행 지점 직접 설립 등을 러시아측에 요청했다.

그러나 러시아는 은행 지점 설립에 대해서도 국가안보 문제를 거론하며 거부하고 있다.

FT는 러시아가 슈톡만 가스전(러시아 북서부,스칸디나비아 반도 북부 해양에 위치) 개발 발표를 WTO 가입이 확실해질 때까지 미루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120억달러 규모의 슈톡만 가스전 개발에는 셰브론 등 5개 에너지 회사가 참여하고 있다.

한편 러시아 대통령실의 고위 관리 2명은 오는 15~17일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릴 예정인 G8(선진 7개국+러시아) 정상회담 때까지 미국과의 협정이 성사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