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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재여록] 도 넘은 '과거사 청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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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석에서 오간 얘기를 정리한 것 같습니다."

    4일 대검찰청 기자실.변현철 대법원 공보관이 기자들의 질문 공세에 진땀을 흘렸다.

    '대법원이 유신정권 시절 긴급조치사건 판결을 전면 무효화시키는 입법을 국회에 요청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는 최근 한 언론 보도가 "사실과 다르다는 것"을 해명하는 자리였다.

    변 공보관은 "법률안 제출권이 없는 대법원에서 왈가왈부하는 것은 '월권'"이라며 강하게 부인했다.

    그러나 대법원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법조계 주변에서는 "뭔가 저의가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사법부는 현재 '인민혁명당 재건위원회'사건을 재심하는 등 '부끄러운' 과거사 청산작업을 한창 진행중이다.

    당장 법조 기자실에서는 "여론 탐지용 애드벌룬 띄우기 아니냐"는 반응이 나왔다.

    서울중앙지검의 한 검사도 "조선시대도 아닌데 법을 다루는 사법부가 과거에 스스로 한 일을 이런 식으로 처리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이해가 안간다"며 황당해했다.

    따라서 이날의 사건을 단순한 해프닝으로 치부해 버리기에는 찜찜한 구석이 있다.

    사법부를 비롯해 현 정부의 과거사 캐기가 도를 넘어선 게 아니냐는 지적이 심심찮게 불거져 왔기 때문이다.

    특히 화이트칼라 범죄 운운하며 기업의 과거 잘못을 단죄하려는 검찰과 법원의 칼날은 그 어느 때보다 서슬이 시퍼렇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기업을 대상으로 한 압수수색이 예전에 비해 부쩍 증가한 사실이 이를 단적으로 말해준다.

    2003년 불법 대선자금 수사를 시작으로 지난해 대우그룹 사건에 이어 올해 현대차그룹 비자금 사건까지 기업 사건이 줄을 이으면서 그룹 총수들의 발길이 잦아지고 있다.

    물론 왜곡된 과거사의 올바른 정리야말로 미래 청사진을 그리는 가장 기초적인 작업임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하지만 도가 지나칠 경우 부작용이 크다.

    과거에만 집착하는 나라에는 미래가 없다고 하지 않았던가.

    자칫 현 정부의 과거사 청산작업이 또다시 청산돼야 할 과거가 되지 않을까 우려해서 하는 말이다.

    김병일 사회부 기자 kb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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