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계기(모멘텀)가 필요하다.' 미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가 완화된 뒤에도 코스피지수가 1300선 진입을 시도하다 번번이 뒤로 밀리는 양상이 반복되면서 투자 심리를 획기적으로 개선시킬 계기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4일에도 코스피지수는 개장과 동시에 1300선 위로 올라섰으나 10분을 못버티고 뒷걸음질쳤다.

상당수 증권사들은 △1300선 언저리에 쌓인 매물벽이 두터운 데다 △뚜렷한 매수 주체가 없고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아 숨고르기 장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 1300~1360선대 두터운 매물벽

삼성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부터 올 5월까지 유가증권시장 전체 거래량 가운데 코스피지수 1300∼1360에서 거래된 비중이 35%에 달한다.

물량으로 따지면 1300∼1330선이 120억주,1330∼1360선이 130억주 정도로 이 중 상당수는 잠재 매물로 분류된다.

삼성증권 황금단 연구위원은 "확실한 지수 반등을 위해서는 잠재 매물대를 통과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면서 "뚜렷한 매수주체가 나타나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증시 수급의 쌍두마차인 외국인과 기관은 여전히 소극적이다.

외국인은 최근 격렬한 매도세를 멈추긴 했지만 매수에 본격 가담하지는 않고 있다.

국내 기관 역시 주식형펀드 잔액이 40조원을 돌파하며 조정장에서도 자금유입이 이어지고 있지만 관망세를 이어가는 눈치다.

자산운용사들의 '윈도드레싱(월말 결산을 앞둔 수익률관리)' 마무리 여파도 걸림돌이다.

운용사들은 지난달 3379억원을 순매수하면서 지수 1200선 초반에 머물던 코스피지수를 단숨에 1300 언저리까지 끌어올렸다.

하지만 분기말이 지나면 반대로 매도에 나서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올해도 7월 들어서자마자 운용사들은 매도우위로 돌아서 3,4일 이틀간 250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 점진적 투자심리 개선 기대

골드만삭스는 이날 "지나치게 비관적이던 투자심리가 최근 다소 개선되면서 기술적 반등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추세적 상승은 내년 1분기에나 가능하겠지만 기술적 지표를 감안하면 5∼10%가량 반등은 가능하다"고 밝혔다.

반등 가능성의 근거로 △주식형펀드로의 지속적인 자금 유입 △정점을 지난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 공세 △무차별적인 가격 조정에 따른 저가매력 부각 등을 꼽았다.

이승우 신영증권 연구원은 "1300선 안착을 위한 매매 공방이 좀 더 진행될 수 있지만 오래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재훈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수급구조가 개선되고 있는 데다 2분기 어닝 시즌이 끝나면 투자심리가 개선될 소지가 있다"며 "낙폭과대 우량주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했다.

김수언·고경봉 기자 soo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