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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산칼럼] CHO를 키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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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南盛日 <서강대 경제대학원장·경제학>

    현대자동차 노조를 비롯한 이른바 자동차 3사 노조가 산별(産別)노조 가입을 결정했다.

    산별노조란 기존의 기업별노조와 달리 산업별로 하나의 단체교섭을 하고 그 결과를 개별기업들이 받아들이는 것을 주골격으로 한다.

    산별노조는 따라서 여러 기업의 근로조건을 평준화시키는 기능을 한다.

    동시에 산별노조는 산업전체를 하나로 묶음으로써 강한 독점력을 행사하게 된다.

    현재 산별노조를 추진하는 노동계의 표면적 이유는 근로조건의 평준화이지만 속내는 바로 강한 독점력을 바탕으로 정치적 힘을 가진 조직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산별노조는 굴뚝경제 시대의 잔재로서 이젠 그 효용성을 잃고 사라져가는 역사적 퇴물(退物)이다.

    세계화된 시장에서 같은 산업이라 하더라도 서로 다른 제품과 서비스를 내세워 차별화하면서 치열하게 경쟁하는 21세기에는 기업들이 도저히 동일하게 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산별노조체제의 선진국 기업들도 이젠 기업별로 특성에 맞춰 교섭하는 추세로 가고 있다.

    글로벌 트렌드에 역행하는 산별노조는 성공하지 못할 것이다.

    오히려 이념에 사로잡혀 노동조합의 분열과 노사갈등만 증폭시키는 폐해만 낳을 것이다.

    산별교섭과 별도로 기업별로 교섭이 다시 이뤄지는 이중교섭으로 엄청난 시간과 정력의 낭비가 생길 것이다.

    그리고 회사현실을 인정하는 실용파와 맹목적으로 지도부 지침에 따르는 이념파간에 노노갈등이 심화될 것이다.

    특히 내년부터 복수노조가 허용되는 상황에서 노조의 분열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다양화,개별화로 흐르는 시대적 조류에 획일화,집단화를 지향하는 노조가 역주행(逆走行)하고 있는 위기를 어떻게 현명하게 극복할 수 있을까.

    역주행을 스스로 되돌리려면 순주행의 흐름을 더 강하게 하는 것이 방법이다.

    즉 기업이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인적자원관리를 강화해 노조를 압도하는 것이다.

    기업은 근로자 개인의 다양성(多樣性)을 살려 능력과 보상을 극대화하는 인간관계 시스템을 만듦으로써 근로자가 노조보다는 회사를 따르도록 해야 한다.

    인적자원관리의 강화는 사실 노사문제가 아니더라도 21세기 환경에서 가장 핵심적인 전략과제다.

    경영의 귀재 잭 웰치는 이와 관련해 "인적자원(HR)부서를 조직 내에서 권력과 우선순위를 가진 지위로 승격시키라"고 말하고 있다.

    HR부서를 직원의 여름휴가계획이나 짜고 노사문제 뒤치다꺼리나 하는 부서로 인식하는 우리 기업들로서는 깊이 새겨야 할 말이다.

    HR은 보이지 않는 인간관계를 다룬다.

    불만을 표출하는 사람들에게 귀기울이고 내부적 차별을 중재하며 리더를 육성하고 경력을 쌓을 수 있도록 한다.

    HR부서가 제대로 돌아갈 때 노사문제는 원만히 해결된다.

    따라서 우리 기업들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HR의 강화와 이를 책임질 최고인간경영자(Chief Human Officer·CHO)를 키우는 것이다.

    우리 기업들은 선진국 조류를 따라 최고재무경영자(CFO)는 두고 있지만 아직 CHO의 육성까지는 눈을 뜨고 있지 못하다.

    그러나 초일류기업들은 이제 재무를 책임지는 CFO와 함께 인사를 책임지는 CHO를 나란히 두고 있다.

    그리고 잭 웰치는 CHO는 적어도 CFO와 동등한 위치에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훌륭한 CHO는 다른 사람들의 불평을 묵묵히 들어주는 사제(司祭)의 역할을 하면서 다른 한편으로 사랑으로 보살피는 부모의 역할을 한다.

    여기에 정직과 신뢰에서 배어나오는 도덕성을 갖추고 있다.

    따라서 노사문제는 물론 사업부서 중역들 사이의 갈등도 부드럽게 조정할 수 있다.

    치밀한 재무담당 CFO와 든든한 인사담당 CHO를 좌우에 두는 CEO는 행복하다.

    산별노조와 같은 역풍에도 흔들림없이 기업을 세계화의 대양으로 순항시킬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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