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업황에 대한 청신호가 잇따라 켜지고 있다.

반도체 관련지표들이 대거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하반기 반도체 활황을 예고하고 있다. 덩달아 반도체 관련주들의 수급이 개선되면서 주가도 반등하는 추세다.

증권사들은 관련주들의 턴어라운드를 앞두고 저점 매수에 나서볼 만한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 반도체 관련 지표 잇단 '호조'

3일 발표된 WSTS(세계반도체무역통계기구)의 5월 세계 반도체 출하액은 반도체 업황이 개선되고 있음을 뚜렷하게 보여줬다.

D램 시장은 전년 동기 대비 20.5% 성장하며 연초부터 이어온 호조세를 유지했다.

올해 반도체 주가를 짓눌렀던 낸드플래시 부문도 회복세를 나타냈다.

5월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이 상승세로 전환했다.

낸드플래시 세계 시장은 1월만 해도 전년 동기 대비 74.3% 증가를 기록했으나 이후 계속 내리막을 걸으며 4월에는 10.9%까지 내려갔었다.

하지만 5월 들어서는 12.7%로 반등했다.

하락 추세였던 낸드플래시 가격도 4월께 저점을 찍은 후 5월부터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관련종목 수급에도 긍정적인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반도체주를 냉대했던 기관과 외국인이 돌아오고 있다.

기관이 6월 중순 이후 삼성전자하이닉스의 지분을 사들이고 있는데 이어 외국인까지 매수세에 가담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하이닉스의 경우 22% 선이던 외국인 지분율이 6월 말 27%까지 수직상승했다.

삼성전자의 외국인 매도 강도도 한층 약해졌다.

지난달 30일에는 19일 만에 매수우위를 나타냈다.

이에 힘입어 두 종목 주가는 6월 중순 이후 반등 추세다.

◆ 하반기 낸드 공급부족 올 수도

전문가들은 비수기인 7,8월만 지나면 하반기부터 반도체 가격이 본격적인 강세 궤도에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5달러대(2기가 기준)까지 밀려난 낸드플래시의 경우 9,10월 중 큰 폭으로 오를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하반기 중 낸드 수요 급증을 불러일으킬 만한 제품들이 출시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낸드플래시를 채용한 소니의 모바일 노트북PC가 이달 초 선보이는 데다 애플이 '고용량 아이팟나노'를 내놓을 예정이다.

굿모닝신한증권 송명섭 연구원은 "한때 고용량 아이팟 나노 출시 지연설이 나돌면서 관련주가 약세를 보였었다"며 "하지만 예정대로 3분기 중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CJ투자증권 이민희 애널리스트는 "메모리 업그레이드 수요와 신모델 출시 영향으로 하반기 낸드플래시 시장은 좋아질 것"이라며 "D램 시장도 PC시황 개선으로 견조한 가격 흐름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국증권 민후식 연구위원은 "비수기에 낸드플래시 가격이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이례적"이라며 "가을 성수기가 찾아온다면 공급부족 사태로 가격이 급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민 연구원은 "반도체 업체들이 상반기 중 생산비를 20%가량 절감했다"며 "때문에 가격이 보합세만 유지한다고 하더라도 마진율은 상반기 대비 큰 폭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