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지난 5월 세계 최대 TV시장인 미국에서 소니와 샤프 등을 제치고 평판 디스플레이 TV 판매 1위에 올랐다.

1998년부터 '파브(PAVV)' 브랜드를 내세워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선 지 9년 만에 거둔 최고의 성과였다.

이 같은 성과는 경쟁업체 제품과 차별화된 기능과 디자인으로 '프리미엄 제품'의 입지를 탄탄히 다진 결과다.

특히 올해 초 새로 출시한 새 LCD TV 브랜드 '보르도'는 국내외에서 큰 인기를 끌며 삼성전자의 1위 등극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보르도'는 제품 하단을 블루와 와인 컬러로 디자인해 붉은 포도주가 담긴 와인잔 모양을 형상화한 LCD TV. 40인치 TV임에도 두께가 8.7cm에 불과한 초슬림 디자인을 갖췄으며 제품 전면뿐 아니라 테두리와 후면까지 광택 소재의 '하이글로시 코팅'으로 처리해 고급스러움을 강조했다.

또한 고화질 영상을 강조하기 위해 스피커를 보이지 않게 설계한 '히든(Hidden) 스피커'를 장착,화면 이외의 다른 요소를 배제한 절제미(미니멀리즘)를 실현한 것도 이 제품의 특징이다.

기능면에서도 삼성전자가 독자 개발한 '슈퍼 PVA 패널'을 장착,선명한 화질을 구현했다.

또 178도의 넓은 광시야각과 기존 제품에 비해 25%나 빨라진 화면 응답속도도 낼 수 있으며,세계 최고 수준인 5000 대 1의 명암비와 5조4000억컬러를 표현할 수 있다.

이 밖에 큰 화면으로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기능을 즐기려는 젊은층을 겨냥해 게임전용 모드와 2개의 AV 입·출력 단자를 달았으며,좌우로 움직이는 '스위블 스탠드'를 통해 어느 각도에서도 편리하게 시청할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

이처럼 뛰어난 성능과 디자인을 갖춘 '보르도'에 대한 해외 언론들의 격찬도 잇따르고 있다.

독일의 유력 AV전문지인 '오디오비전'은 세계 주요 업체의 LCD TV를 비교 평가한 결과를 통해 '보르도'를 '베스트 LCD TV'로 선정했다.

또 미국의 PC월드와 독일의 빌트암존탁 등 유력 매체들도 보르도 TV를 올해의 최고 상품으로 뽑았다.

판매 실적도 좋다.

'보르도'는 출시 3주 만에 1만대가 팔렸고 출시 한 달 만에 1만5000대를 돌파했다.

삼성전자는 '보르도'의 인기에 힘입어 세계 TV업계로는 처음으로 올해 연간 매출 100억달러를 돌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