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민이 개인 소호 몰(SOHO mall)을 구축,중간 유통단계를 거치지 않고 가계의 최종 소비자들과 직접 거래하는 온라인 직판이 급증하고 있다.

이들 개인 몰은 '산지 수집상→도매상→소매상' 등의 유통단계를 대폭 축소해 가격거품을 뺀 데다,단골 고객들에 대한 농장 초청 등 다양한 부가 서비스 프로그램을 통해 판매 영역을 빠르게 넓혀나가고 있다.

수집상을 이용하는 경우보다 다소 비싼 배송비용을 감안해도 30% 이상 판매가격이 저렴하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쇼핑몰 구축업체인 메이크샵에 따르면 최근 하루 평균 10여건의 농·수·축산분야 쇼핑몰 구축 및 임대 문의 상담신청이 들어오고 있으며,이 중 3~4건꼴로 실제 쇼핑몰이 가동돼 지난 6월 한 달 동안에만 100여개의 개인 몰이 설립됐다.

메이크샵은 이 분야의 쇼핑몰 구축 및 임대 수요가 늘자 경남 하동군 등 여러 지방자치단체와 제휴를 맺고 '농민 쇼핑몰 구축 웹 지원센터'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이 가운데 갯마을농장(www.nhnd.co.kr)은 경남 남해군 청정해역에서 잡은 수산물과 그 지역에서 재배한 농산물을 취급하고 있다.

생선회는 물론 해물탕 재료,어패류,과실,채소류를 원스톱 쇼핑할 수 있도록 했고,아이스박스에 얼음과 아이스팩을 채워 제품을 신선한 상태로 배송해주는 게 특징.

최근 입소문이 퍼져 하루 평균 방문 고객만 700~800여명에 달하고,월 매출도 5000만원 수준으로 뛰었다.

친환경 유기 농산물을 재배농가에서 직접 판매하는 자연식닷컴(www.jayeonsik.com)은 미국 일본 등지의 해외 동포들 사이에서까지 인기를 끌고 있다.

이 밖에 하동매실농장(www.maesilfarm.com) 한라원(www.hallaone.com) 호정농원(www.hojungfarm.com) 즙이좋아(www.zeub.com) 등도 농·수·축산물 전문 소호 몰로 주목받고 있다.

이들 쇼핑몰의 성공 비결은 가격을 포함한 제품경쟁력 외에도 다양한 마케팅으로 단골회원의 재구매를 유도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회를 주문하면 매운탕에 들어가는 야채를 얹어주는 등의 '덤마케팅',작물에 따른 요리법을 소개해주고 이메일과 전화 등을 통한 상호안부 교환,현지 농장 초청 행사 등 '정(情)'을 앞세운 마케팅도 무미건조하기 쉬운 전자상거래를 활성화시키고 있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갯마을농장은 경남 남해에 회원을 위한 쉼터도 운영하고 있다.

곽준규 메이크샵 마케팅팀장은 "수입 농·수산물에 맞서 새 판로를 찾으려는 농민과 산지 직송품을 저렴하게 사려는 소비자 욕구가 맞아떨어져 디지털 농·수·축산물 거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옥션 등 온라인 마켓 플레이스를 통한 농·수·축산물 거래도 급격히 늘고 있다.

옥션은 올 상반기 거래량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농·수산물은 60~70%,축산물은 100%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축산물도 거래량이 2003년 2만5000여건에서 2004년 6만3000여건,작년에는 41만건으로 급증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