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금융시장이 '긴축공포'에서 벗어날 계기를 잡았다.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연방기금 목표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면서 긴축정책의 종료 가능성을 시사한 덕분이다.

뉴욕 증시는 29일(현지시간) 3년 만의 랠리로 FOMC의 결정을 환영했다.


불확실성이 가신 것은 아니다.

FOMC는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을 여전히 열어놨다.

FRB의 '신뢰의 문제'도 남아있다.

월가에서는 FOMC가 '물가'와 '경제성장'을 추가 금리인상의 변수로 지적한 점을 들어 앞으론 경기에 대한 논란이 핵심 쟁점으로 등장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FOMC가 내놓은 '통화정책 발표문'은 지난 5월10일과 비교해 크게 세 가지가 다르다.

우선 금리인상 가능성을 이전보다 훨씬 낮게 언급했다는 점이 꼽힌다.

FOMC는 이번 발표문에서 '필요할 수도 있는 추가 정책(any additional firming that may be needed)'이란 표현을 쓰면서 'any'란 수식어를 사용했다.

지난 5월엔 '다소의 추가 정책(some further measured policy firming)'을 언급하면서 'some'이란 수식어를 썼다.

'some'은 '앞으로 있을 것'이란 긍정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반면 'any'는 '앞으로 있을지 모를' 불투명한 뜻이 강하다.

추가정책(금리인상)의 무게 중심이 '가능성이 높은'에서 '가능성이 낮은'으로 옮겨간 셈이다.

월가에서는 이를 긴축정책 종료가 임박했음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선물시장에서 FOMC가 오는 8월8일 회의에서 금리를 0.25%포인트 올릴 확률은 지난 28일 83%에서 이날 62%로 떨어졌다.

경기 둔화를 직접적으로 언급한 점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FOMC는 이날 "연초 매우 강력한 속도를 보였던 경제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지난 5월엔 "올 들어 지금까지 경제 성장세를 매우 강했으며 경기가 둔화될 수 있다"고 표현했었다.

경기 둔화가 '미래형'에서 '현재형'으로 옮겨진 셈이다.

인플레이션에 대한 언급도 눈에 띄게 완화됐다.

FOMC는 "최근 수개월간 근원 인플레이션이 높아졌다"고 평가하면서도 "총수요 증가세의 둔화가 향후 인플레이션 압력을 제한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FOMC의 결론은 물가와 함께 '성장지표 중시'로 맺어졌다.

FOMC는 "앞으로 금리정책은 물가와 경제 성장의 양상에 따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전에는 "경제 전망에 따라 결정하겠다"고 언급했었다.

경기 둔화를 인플레이션 못지않은 주요 변수라고 공언한 셈이다.

따라서 앞으로 금리정책이 경기 논쟁으로 옮겨질 가능성이 높다.

뉴욕=하영춘 특파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