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회장님이 돌아오셨으니 여기저기 구멍난 회사를 추스르는 데 온 힘을 다해야지요."(현대차 A임원)

법원이 28일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에 대해 보석을 허가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서울 양재동 현대·기아차 사옥은 환호에 휩싸였다.

검찰이 압수수색을 벌인 지난 3월 말부터 시작된 '경영 공백'이 일단 해소된 만큼 그룹의 역량을 경쟁력 강화에 집중할 수 있는 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실제 검찰 수사 이후 우왕좌왕하던 현대차그룹은 정 회장이 구속된 4월27일 이후론 현안은 제쳐둔 채 일상적인 업무만 챙기던 터였다.

때문에 현대차 체코공장,기아차 미국공장,현대제철 일관제철소 프로젝트 등 그룹의 운명을 좌우할 만한 현안들에 심각한 차질이 빚어지고 있었다.

4700여개에 달하는 현대·기아차 협력업체들도 경영불안 요인이 해소됐다며 일제히 환영의 메시지를 보냈다.

현대차 협력업체인 C사 관계자는 "검찰 수사 이후 현대·기아차의 판매가 줄면서 대다수 협력업체 매출도 15%가량 감소한 상태"라며 "경험 많고 검증받은 '명장'이 더 늦기 전에 돌아온 만큼 사지로 내몰렸던 협력업체들도 걱정을 덜게 됐다"고 말했다.

재계도 법원의 결정을 환영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성명을 통해 "정 회장에 대한 보석 허가는 현대차와 우리 경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 현대차그룹은 노사가 합심해 우리 경제 발전에 기여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대한상의는 "향후 재판 과정에서도 국가경제와 기업인의 사기,대외신인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합리적인 결정을 내려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러나 현대차그룹과 재계는 정 회장의 건강이 크게 나빠진 데 대해선 우려를 표명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정 회장이 어서 빨리 건강을 추슬러 예전같은 정력적인 현장 경영에 나서야 산적한 그룹의 현안들이 실타래처럼 풀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