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숍인숍(shop in shop)' 형태로 대형마트(할인점) 매장 내에 들어가 있는 1000원 균일가 매장(천원숍)이 늘고 있다.

롯데마트 내의 '다이소',뉴코아아울렛·킴스클럽마트 등 이랜드 계열 대형마트 안의 '에코마트' 등 각종 생활잡화를 1000원에 살 수 있는 천원숍들이 고객들에게 '할인점 속 할인매장'으로 통하며 인기를 끌고 있는 것.

롯데마트는 일본계 '백엔숍' 전문업체인 다이소와 제휴해 운영하고 있는 '다이소 천원숍' 매장수를 지난해 말 33개에서 최근 39개로 늘렸다.

다이소는 17평 정도의 매장에 1800여가지 생활소품을 오밀조밀하게 모아두고 1000원 균일가(일부 제품은 2000원)에 팔고 있다.

'절약형 면봉(400개 들이)''갈대발''꽃무늬 거실화''플라워 발매트' 등을 판매해 월평균 17억원 정도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이랜드 계열의 뉴코아아울렛,킴스클럽마트,2001아울렛 등 대형마트에 입점해 있는 에코마트도 매장수가 11개로 지난해 초에 비해 5배나 늘었다.

에코마트는 기존 천원숍에서 주로 취급하던 생활잡화보다는 집꾸미기 용품을 주력상품으로 배치했다.

에코마트 관계자는 "앨범,조화로 된 화분,정리함,패브릭 바구니 등 집꾸미기 용품을 1000원에 판매해 주부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고 전했다.

이랜드는 최근 인수한 대형마트 까르푸의 매장을 리뉴얼 하면서도 에코마트를 숍인숍 형태로 대거 입점시킬 계획이다.

대형마트 속 천원숍들이 기존에 대형마트에서 2000~3000원대에 판매 중인 상품을 1000원 균일가로 판매할 수 있는 것은 제품의 대부분을 해외에서 조달하기 때문이다.

롯데마트 일반 상품과 다이소의 천원 상품이 가장 많이 겹치는 주방소품의 경우 롯데마트는 중국 등 해외 조달 비율이 10% 정도지만,다이소 천원숍은 해외 직매입분 비중이 40%에 이른다.

품질에 관계없이 각 제품을 가장 싸게 만들 수 있는 곳에서 조달해 원가를 낮춘다는 얘기다.

에코마트도 모든 제품을 중국,인도,동남아시아 등 해외에서 전량 들여오고 있다.

이 때문에 늘어나는 대형마트 속 천원숍이 고품질 상품의 판매를 저조하게 해 마트업계의 수익률을 악화시키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또 장기적으로 상품 전체의 품질 수준을 낮추는 '부메랑'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천원숍을 운영하지 않고 있는 한 유통업체의 관계자는 "천원숍은 수익성이 낮아 매장 효율을 떨어뜨리는 데다 낮은 품질로 인해 재구매율이 저조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말했다.

천원숍의 인기는 고객들의 양극화된 소비패턴에서 비롯됐다는 것이 유통업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정성우 다이소 영업팀장은 "요즘 소비자들은 자신의 취미생활과 관련된 인라인 스케이트,등산복,게임기 등은 고가의 제품을 선뜻 구입하지만 조화·방향제·장식품 등 생활소품은 값싼 제품을 찾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차기현 기자 kh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