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의 주택담보대출 한도 규제에 이어 시중은행의 대출금리 상향 조정으로 주택대출 조건이 까다로워지고 있다.

그러나 그 틈을 이용해 고정금리 상품을 내놓는 주택금융공사가 금리를 연 5.8%로 낮췄고,금융당국의 '관리' 대상에서 빠진 외국계 은행들이 공격적인 마케팅을 벌이는 등 주택담보대출 전쟁은 여전하다.


○주택금융공사 모기지론 5%대 시대

주택금융공사는 인터넷으로 대출 신청이 가능한 'e-모기지시스템'(e-HAUS)이 개발됨에 따라 현재 은행창구에서 판매하고 있는 보금자리론보다 금리가 연 0.3%포인트 낮은 'e-모기지론'을 오는 29일부터 LG카드를 통해 판매한다고 26일 발표했다.

주택금융공사는 지난 12일 은행창구에서 판매되는 보금자리론의 금리를 종전보다 0.3%포인트 내린 적이 있어 보금자리론의 금리는 이달 들어서만 사실상 두 차례 인하된 셈이다.

이에 따라 인터넷(www.e-mortgage.co.kr)을 통해 신청한 후 LG카드 영업점 창구에서 대출받는 고객들은 은행창구에서 판매되는 보금자리론(연 6.30∼6.55%)보다 기간에 따라 0.3%씩 낮은 연 6.0∼6.25%의 금리를 적용받게 됐다.

여기에 근저당 설정비와 이자율 할인수수료를 고객이 부담할 경우 각 0.1%포인트씩 금리 할인이 가능해 사실상 보금자리론의 금리대는 연 5.8∼6.05%에 형성됐다.

보금자리론의 대출 한도는 최고 3억원이며 실거래가 6억원 이하 주택이면 집값의 70%까지 대출이 가능하다.

실제 지난 12일 보금자리론의 금리대가 종전보다 인하된 이후 하루 평균 20억원 수준이었던 판매금액이 100억원 수준으로 늘어나는 등 인기가 되살아나는 분위기다.


○외국계 은행들도 마케팅 강화

"호재가 왔다. 아파트 인근 점포들은 영업을 강화하라."

한 외국계 은행이 지점들에 '시중은행 대출이 사실상 중단됐다'는 신문기사와 함께 내려보낸 공문이다.

이 은행의 지점장들은 인근 부동산 중개소를 돌며 대출 알선을 적극 부탁하고 있다.

6억원 이상의 고가 주택을 장만하려는 사람이라면 보금자리론 대상에서 제외되는 만큼 은행 주택담보대출을 활용해야 한다.

외환은행과 한국씨티은행 SC제일은행 등은 예전과 다름없이 대출을 취급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 은행을 이용해 볼만하다.

대출서류에 하자가 없다면 신청 후 2~3일 안에 대출금을 받을 수 있다는 게 은행 측 설명이다.

외환은행과 한국씨티은행의 변동금리부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각각 연 5.45~6.85%와 연 4.99~5.49% 수준.SC제일은행도 최근 금리 감면 조건을 강화하기는 했지만 연 5.5~6.7% 수준에서 일반 주택담보대출을 취급하고 있다.

유병연·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