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버도 붉은 물결이 장악했다.

그러나 태극기를 든 붉은 물결이 아니라 붉은 바탕에 흰색 십자 무늬의 스위스국기를 든 붉은 물결이다.

한국팀의 조 예선 1, 2차전이 열렸던 프랑크푸르트와 라이프치히와는 다른 양상이다.

한국 응원단은 토고전 뿐 아니라 당초 응원전에서 밀릴 것으로 예상됐던 프랑스전 응원까지 압도적인 우위를 유지함으로써 한국팀의 선전에 기여했다.

그러나 스위스전이 열리는 하노버 거리는 경기 전날부터 스위스 축구팬이 시내에 모습을 드러내더니 경기 당일인 23일(현지시간) 오전부터 스위스 응원복을 입은 이들이 휩쓸고 다녔다.

스위스인들은 국기를 몸에 두르고 머리와 몸에 요란한 치장을 하는 등 열성적인 분위기를 보여 이번 경기에 대한 기대를 어떠한가를 실감나게 보여줬다.

취리히에서 왔다는 한 축구팬은 스위스가 조 1위로 16강에 진출할 것이 확실하다고 말했다.

스위스 언론은 한국전 응원을 위해 축구팬 4만여명이 하노버로 몰려 갔다고 전했다.

또한 독일 월드컵축구조직위원회에 따르면 한국-스위스전 입장권 2만5천장이 스위스에서 팔렸다고 한다.

4만3천석 규모의 하노버 월드컵 경기장의 절반 이상을 스위스가 차지하는 셈이다.

한국 응원단의 규모는 프랑크푸르트, 라이프치히와 비슷한 1만5천명 정도가 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원정 응원단이 3경기 모두 관람할 계획으로 독일에 왔으며 교민 응원단 규모도 경기장마다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한국 응원단은 숫자에서는 열세지만 응원 기술과 조직력에서 우위를 점할 것으로 보인다.

독일 언론은 '붉은 악마'가 주도하는 한국 응원단이 응원 아이디어와 열정에서 '월드컵 우승감'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하노버=연합뉴스) songb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