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일대 중·고교에서 사상 최대 규모의 급식사고가 발생하자 관련주들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이번 사고의 진원지인 급식업체 CJ푸드시스템은 23일 하한가로 곤두박질쳤고,이 회사의 최대주주인 CJ㈜도 7.73% 급락했다.

CJ홈쇼핑(-3.08%) 삼호F&G(-8.71%) CJ인터넷(-1.56%) 등 CJ 계열사 주가도 전반적인 약세였다.

반면 CJ푸드의 경쟁업체인 신세계푸드가 1.38% 오르는 등 이번 사고로 반사 이익이 예상되는 일부 종목은 강세를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하지만 이 같은 일부 종목의 상승은 다분히 심리적인 요인이 강한 만큼 추격매수는 자제해야 할 것"이라고 권고했다.

◆ CJ푸드 추가 하락 예상

이날 하한가까지 추락한 CJ푸드는 당분간 추가 하락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당장 이날 단체급식과 식자재공급을 잠정 중단해 영업에 차질이 빚어진 데다,최악의 경우 식약청 조사결과에 따라 급식영업 허가가 취소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CJ푸드의 작년 매출에서 단체급식이 차지하는 비중은 37.4%였다. 특히 이익측면에서의 기여도는 절대적이다. 작년 전체 영업이익 95억원 중 단체급식 부문에서 창출된 금액은 84억원으로 88%에 달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최악의 경우 단체급식 영업이 중단되면 CJ푸드는 영업이익이 10억원대에 불과한 회사로 전락해 현재 1300억원이 넘는 시가총액을 유지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특히 대주주와 자사주 및 기관 보유지분 등을 감안하면 이 회사 유통물량이 20%에도 못미쳐 거래가 부진한 만큼 주가 하락세가 더 가팔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 CJ㈜는 저가매수 검토 필요

CJ푸드의 지분 59.6%(559만여주)를 보유한 CJ㈜ 주가도 이날 급락했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사고로 CJ㈜가 받게 될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이의섭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악의 경우 CJ푸드 지분가치(약 900억원)가 모두 사라진다 해도 이는 현재 CJ㈜ 시가총액의 3%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차재헌 동부증권 연구원은 "2004년 6월 이른바 '만두 파동' 때도 CJ㈜ 주가는 단기간 영향을 받았을 뿐 장기적 관점에서 별 영향이 없었다"며 "향후 CJ그룹이 이번 사고에 대해 어떻게 적절히 대응하는지를 살펴보면서 저가매수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반사이익'은 꼼꼼히 분석해야

이번 사고로 이날 주가가 오른 종목도 있다. 무엇보다 CJ푸드의 경쟁업체인 신세계푸드가 반사이익에 대한 기대감으로 강세를 나타냈다. 또 쎌바이오텍이 지난해 식중독 유발 미생물을 억제하는 데 효과가 있는 천연 항균물질을 개발한 사실이 부각되면서 이날 상한가로 치솟았다. 손 청결제를 수입판매하는 대한뉴팜도 4.68% 올랐다.

하지만 이들 종목의 주가 상승은 다분히 심리적인 측면이 강하다는 점에서 전문가들은 투자에 주의를 당부했다.

차 연구원은 "신세계푸드가 이번 사고로 고수익성 단체급식 사업을 얼마나 확장할 수 있을지 아직 미지수인 데다,전체 단체급식 업체에 대한 불신이 확산되고 있어 벌써 상대적인 수혜를 논하기엔 무리"라고 진단했다.

이경수 대우증권 연구원은 "일부 식중독 관련 바이오업체의 주가 상승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지 않다"며 "추격 매수를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