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현대미술이 유럽 미술시장에서도 돌풍을 일으켰다.

'예술의 올림픽'이라고 부르는 스위스 바젤 아트페어(Art Baselㆍ현지시간 18일 폐막)에서 국내작가 20여명의 작품 50여점이 팔리는 등 유럽 미술시장 진출 발판을 마련했다.

전체적으로 작품 판매량도 많았지만 무엇보다 한국 작가들이 스위스 프랑스 등 유럽 미술관과 갤러리 전시에 초청되는 등 큰 성과를 얻었다는 것이 바젤 아트페어에 참가한 국제갤러리와 갤러리 현대측의 설명이다.

국제갤러리는 이번 행사에 전광영 조덕현 이기봉 김홍주 홍승혜 정연두 전경 박미나 등의 작품 40여점을 출품,이 가운데 30여점을 판매했다.

한지조각으로 주목받고 있는 전광영씨의 작품 '집합'이 7만달러(약 7000만원)에 팔려 눈길을 끌었다.

전씨는 오는 10월 스위스 밀라노 화랑의 그룹전에도 초청되며 내년 초엔 프랑스 파리의 고딘 갤러리측과 개인전을 열기로 합의했다.

사진작가 정연두씨 작품 '로케이션' 역시 8000달러에 거래됐다.

정씨는 오는 10월에 열리는 스페인 살라망카의 도무스 아르티움 그룹전 초청도 받았다.

도무스 아르티움 그룹전에는 세계적인 작가 신디 셔먼과 메튜 바니 등도 함께 참여한다.

이에 앞서 정씨는 파리 고딘갤러리측과 내년에 개인전을 열기로 합의했다.

이기봉씨도 프랑스 파리 화랑 갤러리측과 개인전 개최 시기와 장소를 협의 중이다. 원로 사진작가 구본창씨의 작품 '백자 시리즈'는 유럽 컬렉터에게 판매됐다.

1996년부터 10년간 꾸준히 참가해 온 갤러리 현대도 이번 행사에 신성희 노상균 정광 배준성 김준 이윤진 최우람 써니킴 서은애씨 등의 작품 40여점을 출품,한국ㆍ중국 작가 19명의 작품 35점을 판매해 60만달러(약 6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갤러리 현대의 도형태 이사는 "이번 행사에서 작품의 수보다 가치에 역점을 둔 것이 적중했다"며 "2000여명의 작가와 세계 유명 갤러리가 참여하는 시장에서 한국현대미술의 유럽진출 돌파구를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행사에는 세계 각국의 유명 화랑 300여개가 부스를 개설했으며 컬렉터ㆍ작가ㆍ큐레이터ㆍ미술 애호가 등 5만6000명이 몰려 호황을 이뤘다.

특히 팝아트ㆍ구상화ㆍ설치ㆍ중국현대미술ㆍ사진작품 등이 큰 관심을 모았다.

국제갤러리의 이현숙 대표는 "미국 딜러들이 비싼 작품을 대거 사갔고 일본과 중국 작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났으며,중국 인도 러시아 두바이 딜러들이 자국 경제성장을 배경으로 많이 몰려든 게 특징"이라고 말했다.

김경갑 기자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