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저가 화장품 시장의 선두업체였던 에이블씨엔씨가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20일 에이블씨엔씨는 5.12% 하락한 8710원으로 사상 최저가로 주저앉았다.

올 들어서만 62.1%나 하락했다.

지난해 5월 한때 2390억원에 달하던 시가총액은 이날 현재 7분의 1수준인 350억원으로 감소했다.

기관 매수세는 사라진지 오래됐고 최근에는 외국인들이 손절매에 나서면서 낙폭이 커지고 있다.

에이블씨엔씨의 주요주주였던 템플턴자산운용은 지난 14∼19일 에이블씨엔씨 주식 6만6844주(1.59%)를 처분했다고 이날 공시했다.

지난 5월엔 AIG아시안오퍼튜니티펀드가 보유지분 전량(7.70%)을 매도했고 미국의 오펜하이머펀드도 20.37%였던 지분율을 17.49%로 줄였다.

이처럼 외국계 펀드의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지만 회사측은 당분간 주가를 반등시킬 만한 계기가 없어 애를 태우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올해 실적도 당초 목표치를 달성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2분기 실적이 나오면 올해 초 발표했던 실적전망치를 하향 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에이블씨엔씨는 지난해 중저가 화장품 시장에서 경쟁업체인 더페이스샵에 밀려 2위로 밀려났고 올해는 태평양 등 대형업체들이 중저가 화장품 시장에 진출하면서 더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해외사업도 기대 이하여서 진출 속도를 조절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회사측은 "시장 선점에 성공하고도 밀려난 원인을 분석하고 있다"며 "3분기부터는 회사의 면모를 일신하기 위한 조치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에셋증권 한국희 연구원은 "해외시장 성과와 비용절감 방안 등이 구체화돼야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