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중전이 된다면 프랑스의 늙은 닭들이 맥을 못출 것이다."

"프랑스처럼 신체조건이 좋은 팀과의 경기에서 안정환 원톱으로 경기가 될까? 프랑스전에서는 죽도록 뛰어야 한다."

"프랑스의 도메네크 감독이 스위스전에서 나타난 공격과 수비의 부조화를 이겨낼 수 있는 감독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한국전에서 토고 선수들이 선보인 골 세리머니는 전사들이 전쟁에서 승리한 뒤 추는 전통 춤이다.

요즘 초등학생들이 틈만 나면 이 춤을 춘다고 한다."

"지붕(프랑크푸르트 경기장)을 덮으면 매(토고 상징물)가 날지 못한다.

비가 내리면 호랑이(한국)가 닭(프랑스)의 목을 비틀 것이다."

독일 월드컵 해설 경쟁이 뜨겁다.

방송 해설자로 나선 차범근-차두리 부자나 신문선 이용수 황선홍 유상철 얘기가 아니다.

싸이월드 네이버 다음 등의 블로그나 1인미디어 축구카페 등에서 활약하는 아마추어 축구 고수들의 얘기다.

축구에 관한 한 전문가 뺨치는 분석력과 정보력을 갖춘 강호의 고수들이 독특한 시각과 튀는 해설,다양한 동영상으로 폭발적 인기를 얻고 있다.

인기 블로그에는 하루 수만명의 네티즌이 방문,아마추어 고수들의 분석과 입담을 즐긴다.

최근에는 사커월드에서 활약하는 필명 '지당'의 예언이 화제가 되고 있다.

점술과 역술에 관심이 많다고 소개한 지당은 프랑크푸르트 경기장 지붕이 닫힌다는 소식을 듣고 한국이 토고를 이긴다고 예언했다.

그는 "토고의 상징인 매는 지붕을 덮으면 날지 못해 한국이 이긴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19일 프랑스전이 수중전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예보가 나오기 이전인 지난 14일 "매는 지붕 맞고 떨어지고 닭은 비에 젖어 쓰러진다"는 예언성 해설을 올렸다.

"비가 내리면 호랑이가 닭의 모가지를 비틀 텐데"라고 말했다.

닭은 프랑스의 상징물이다.

한 네티즌은 '지당이 예언한 대로 경기 당일 비가 내릴 수 있다고 하니 소름이 돋을 지경'이라는 댓글을 올렸다.

다음 축구카페 'I Love Soccer'에서는 필명 'V10gg'가 올린 '쿠바자의 눈물'이란 글이 화제가 됐다.

글은 사진과 함께 시작한다.

경기 종료 후 무릎 꿇고 기도하는 이영표 옆에서 울고 있는 쿠바자.첫 골을 넣고 승전춤을 췄던 그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응원단 규모에서도,국가 연주에서도 토고는 '약소국'이었다.

이어 이영표가 쿠바자의 머리를 만지며 위로하는 사진이 나온다.

필자는 "54년 월드컵 땐 우리도 이랬을까"라고 반문하며 "토고의 선전을 기원한다"고 썼다.

싸이월드 '페이퍼'에 축구 해설을 올린 이형곤씨는 "보수적인 아드보카드 감독이 전반전에 3-4-3이라는 생소한 포메이션을 들고 나오면서 선수들이 소극적으로 플레이 했다"면서 "도깨비팀 토고를 경계하는 움직임"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후반 들어 김진규를 빼고 안정환을 넣고 4-2-4 포백으로 전환한 대한민국은 역공의 부담을 극복하고 완전 성공했다"고 해설했다.

현장에서 제작한 동영상을 올려 네티즌을 감동시키는 마니아도 있다.

'이경규만 가냐? 주인장도 간다'로 유명한 싸이월드 '주인장닷컴'의 김도형씨는 독일로 건너가 중계를 하고 있다.

외국인의 반응과 붉은악마의 거리응원 열기 등을 개그맨 노홍철처럼 높은 옥타브로 떠벌린다.

그는 인터넷 개인방송 '아프리카'에서 매일 오후 7시 월드컵 생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인터넷 '판도라TV'에는 거리응원과 골 장면을 절묘하게 편집해 박진감 넘치는 영상으로 소개하는 영상해설도 있다.

채널 운영자 '러브몽'은 응원하는 시민들이 한마디씩 내뱉는 말을 자막으로 편집해 삽입하는 방법으로 현장감 있는 해설과 평가를 하고 있다.

그의 열정에 반한 한 네티즌은 "이건 투혼 그 자체입니다.

이래도 대한민국 16강 못가면 바보바보~~"라고 댓글을 달았다.

16일 인터넷에서 가장 화제가 된 월드컵 소식은 '본프레레 정보'다.

"본프레레가 오토 피스터 토고 감독에게 세 가지 정보를 넘겼다.

이동국만 막으면 50% 이긴 거나 다름없다.

차두리는 빠르니 조심해라. 이동국과 차두리에게는 전담마크맨을 2명씩 붙여라." 어느 고수가 지어낸 소식인지는 모르지만 네티즌에게 웃음을 선사했다.

고기완·임원기 기자 dad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