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16일 2년3개월간의 임기를 마치고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박 대표는 서울 염창동 당사 앞마당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당 대표가 된 직후 당의 간판을 떼어내 찬바람 부는 천막당사로 걸어가던 그때를 잊을 수 없다"며 "짧은 길이 마치 천리 가시밭길 같았다"고 회고했다.

박 대표는 "새롭게 태어나고자 몸부림치는 한나라당을 따뜻하게 격려해 주신 국민들께 머리 숙여 감사드린다"며 "오늘 이 자리가 내년 정권교체를 위한 또 다른 시작을 의미하는 자리가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이임식에는 소속 의원과 당직자 등 500여명이 참석했다.

박 대표와 함께 유력 대권주자로 꼽히는 이명박 서울시장과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자를 비롯한 5·31지방선거 당선자,김수한 전 국회의장 등 당 원로들도 자리를 같이했다.

당사 주변에서 행사를 지켜보던 박 대표 지지자와 시민 100여명은 행사 내내 '박근혜'를 연호하기도 했다.

여야 정당들도 박 대표의 퇴임에 대해 "어려운 시기에 무난히 임기를 마친 것을 축하드린다"고 말했다.

6개월간 당의장을 맡아 박 대표와 경쟁했던 열린우리당 문희상 의원은 "박 대표는 온화한 모습이지만 결코 유약하지 않은 강유겸전(剛柔兼全)의 정치인"이라고 평가했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