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월드컵 토고전을 치른 다음날인 14일 아침 김우황 부회장은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아침 5시에 집을 나섰다.

전날 밤 지인들과 토고전을 관람하고 이어 프랑스-스위스전까지 관전하느라 거의 뜬 눈으로 밤을 새웠지만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였다.

그 약속이란 아침 운동을 절대 거르지 않겠다는 것과 회사가 목표한 바를 이룰 때까지 7시 이전에 출근하겠다는 것이다.

이렇듯 김 부회장은 자신에게 한 약속을 철저히 지키는 사람이다.

대학에 다니던 아들이 어느 날 아버지 건강을 걱정해 금연할 것을 약속해 달라고 진지하게 요청했다.

하루 네댓 갑을 피우던 헤비 스모커였던 그는 곰곰이 생각한 끝에 그러마 하고 약속하고 말았다.

그는 그날부터 지금까지 담배를 입에 대지 않고 있다.

약속을 지키는 것은 기업 경영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

제일화재에 부임하자마자 그는 자신 앞으로 등록돼 있던 골프 회원권을 모두 다 매각했다.

회사가 정상화되기 전까지는 골프를 치지 않겠다는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자신과의 약속일 뿐 아랫사람들에게 강요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회사 간부들에게는 골프를 권장하고 있다.

또 그는 자신이 임직원에게 한 말 등을 반드시 기록으로 남기라고 지시했다.

직원들은 이것이 김 부회장 자신의 어록을 남기자는 것으로 여겼다.

그러나 결국 이것도 자신이 한 말에 대한 약속의 검증 자료로 삼기 위한 것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지금도 제일화재에선 부회장의 조회사 등 모든 말을 기록으로 남기고 일정한 시기가 지나면 이를 정리해 부회장에게 다시 보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