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현대중공업은 물론 현대엘리베이KCC 등 관련 기업들이 모두 유상증자를 참여하면서 현대상선에 대한 지분 경쟁이 다시 불붙고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 현대상선 주가는 오히려 반대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증자결정 초기에는 M&A재료가 강하게 부각되면서 주가는 2만5천원대까지 올랐으나 이번주 들어 오히려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지며 2만원대를 턱걸이 하고 있습니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지, 또 앞으로 주가 전망은 어떤지, 취재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앵커]

최근 현대상선에 대한 지분경쟁이 이어지고 있지만 주가는 다소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시장 예상대로 중공업 등 관련기업이 모두 증자에 참여할 것으로 사실상 확정된 상태에도 불구하고 주가흐름이 부진한 이유를 말해달라.

[기자]

현대그룹과 현대중공업그룹 간 현대상선 경영권을 둘러싼 갈등이 지속되는 가운데 현대엘리베이터와 KCC가 모두 현대상선의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입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사실상 현대그룹 지주회사이며 KCC는 현대중공업그룹과 공동 보조를 취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대리전 양상을 보이고 있지만 지분경쟁 기대감은 점차 약화되는 것입니다.

<씨지> (지분경쟁 기대 약화)

-범 현대가 증자참여 결정

->현대엘리베이터 455만주

->KCC 148만주

-지분 인수경쟁 가속화

현대엘리베이터는 현대상선에 대해 '회사 지배권에 대한 영향력 행사(경영권 안정)'를 목적으로 637억원을 추가 출자해 455만1775주를 취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KCC도 이사회를 열어 현대상선에 207억7000만원을 출자해 148만3682주를 인수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현대상선 경영권 분쟁과 관련된 기업들이 모두 현대상선 유상증자에 참여하게 됨에 따라 지분인수 경쟁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습니다.

[앵커]

현대상선의 지분경쟁이 확대되면서 유상증자를 결정했는데 현재까지 상황은 어떤가.

[기자]

현대중공업이 현대삼호중공업과 함께 현대상선 지분을 인수하면서 최대주주가 되자 현대그룹측은 경영권 방어를 위해 3천만주(30%)의 유상증자를 결의했습니다.

이미 우리사주조합이 지난 18일부터 23일까지 우리사주조합 우선 배정분 600만주(전체 발행주식 3000만주의 20%)에 대한 청약을 실시한 결과 100% 청약 완료시켰습니다.

현대상선은 14일과 15일 이틀에 걸쳐 구 주주들을 대상으로 주당 0.2382주씩 모두 2400만주를 배정하는 청약신청을 받고 최종적으로 발생한 실권주에 대해 19일 별도의 이사회를 열어 제3자 배정을 통해 우호세력에 이를 넘길 계획입니다.

<씨지> (증자전후 지분변화)

증자전 증자후

현대그룹 35% 38%

현대중공업 32% 31%

(KCC포함)

현대그룹은 유상 증자 참여로 우리사주 지분율이 8.22%로 높아져 우호지분율이

38.35%로 올라가는 반면 현대중공업그룹과 KCC는 지분율이 각각 25.47%와 5.98%로 감소해 총 31.45%로 줄어들게 됩니다.

현대상선 유상물량중 600만주가 우리사주에게 배정됨에 따라 현대엘리베이터는 유상 증자 참여에도 현대상선 지분이 기존 17.52%에서 16.73%로, KCC는 6.26%에서 5.98%로 각각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현대그룹은 현대엘리베이터, 우리사주가 현대상선 유상증자에 참여하고 현대중공업그룹 또한 KCC가 동참하면서 현대그룹 경영권 분쟁은 올 하반기 현대건설 인수전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결국 KCC가 현대상선 유상증자에 참여함에 따라 향후 현대건설 인수를 놓고 현대중공업그룹과 KCC가 연계할 가능성이 더 커진 것입니다.

[앵커]

현대상선 주가가 오늘은 반등하지만 최근 청약을 앞두고 급락했다. 주가 급락 이유는 무엇이며 증권사들은 어떻게 평가하고 있나.

[기자]

직간접으로 관련된 주주들이 모두 유상증자에 참여함에 따라 우호지분율이 현대그룹 측으로 유리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수퍼> (지분경쟁 재료 희석, 주가하락)

근소한 차이를 보였던 지분율 차이가 확대됨에 따라 지분경쟁 가능성이 희석될 것으로 보여 기대감이 사라졌기 때문입니다.

증권사들은 구체적인 투자의견이나 목표가 산정등의 자료를 내놓지 않고 있지만 지분경쟁 기대에 M&A가치는 주가에 상당부분 반영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특히 유상증자 목적이 현대건설 인수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현대건설 인수가 확정될 때까지 평가를 미루고 있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앵커]

일부에서는 원활한 자금조달은 위한 범 현대가(家)의 합종연횡이라는 추측도 있는데 사실여부는?

[기자]

확인하기 어렵지만 현대건설 인수를 위한 자금을 마련할 목적으로 현대상선의 경영권 분쟁을 표출화시겼고 유상증자과정에서 M&A 기대감으로 원활한 자금조달에 성공할 경우 '윈-윈 게임'이 될 수 있다는 추즉성 가설도 가능합니다.

<수퍼> (M&A재료 이용한 머니게임)

실제 현대엘리베이터 증자과정에서도 5천억원의 자금을 마련하는데 현대그룹과 KCC, 현대백화점 등의 지분경쟁이 표출됐지만 대주주가 변경되지는 않았습니다.

결과적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과정에서 M&A재료를 흘렸을 가능성도 있어보이지만 증자를 통해 현대상선의 재무구조가 좋아지고 현대건설 인수에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경우 주가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차희건기자 hgcha@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