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꾸라지' 이천수(25·울산 현대)가 아드보카트호를 침몰 직전에서 구해냈다.

이천수는 토고와의 1차전에서 0-1로 끌려가던 후반 9분 그림같은 프리킥 동점포를 쏘아올렸다.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히딩크호에 발탁돼 4강 신화를 이끌어낸 이천수는 2003년 7월 400만달러의 이적료와 연봉에 스페인 프로축구 프리메라리가 진출 1호가 되며 화려한 조명을 받았다.

하지만 레알 소시에다드팀에서 연속된 결장에 누만시아 임대,골대 불운으로 1년7개월간 방황을 거듭해야 했고 결국 작년 7월 K리그 울산 현대로 유턴해야 했다.

유럽 무대에서 실패를 곱씹고 돌아온 데다 국내에서 환영을 받지 못한 이천수는 '이제 끝난 것 아니냐'는 주변의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고 국내 무대에서 화려하게 재기에 성공했다.

오기와 근성으로 이천수는 소속팀을 K리그 챔피언으로 이끌더니 최우수선수(MVP)로까지 선정됐다.

이천수는 아드보카트 감독의 지속적인 사랑을 받으며 독일월드컵 최종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고 결국 토고와의 첫 경기에서 이름값을 해냈다.

'반지의 제왕' 안정환(30·뒤스부르크)도 해결사다운 면모를 유감없이 과시하며 한국에 짜릿한 역전골을 안겼다.

안정환은 이날 경기에서 후반 27분 천금같은 중거리슛으로 한국에 2-1 결승골을 안겨 사상 첫 월드컵 본선 원정 첫승의 위업을 달성했다.

A매치 62경기째 출전에 17번째 골이었다.

그는 이 골로 이날 경기 '맨 오브더 매치'에 선정되는 기쁨도 함께 누렸고 한국은 승점 3점을 챙기며 16강 진출에 한발짝 더 다가서게 됐다.

2002년 한·일월드컵 미국과의 2차전에서도 0-1로 뒤진 상황에서 동점골로 한국에 귀중한 승점 1점을 안겼던 안정환은 이탈리아와의 16강전에서도 연장 골든골로 '킬러 본능'을 과시했었다.

안정환은 아시아 선수로는 최초로 월드컵 본선에서 세 골을 넣은 주인공이 되는 영광도 함께 누리게 됐다.

조별리그 두 경기를 남기고 있는 안정환이 아시아 최초의 4호,5호골을 연달아 터뜨리며 '아시아의 자존심'으로 우뚝 설 수 있을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