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딩크의 마법이 정교함을 앞세운 일본의 조직력 축구를 무참하게 무너뜨렸다.

거스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호주 축구대표팀은 12일(한국시간) 독일 카이저슬라우테른 프리츠-발터 슈타디온에서 펼쳐진 2006독일월드컵 F조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전반 26분 일본 축구대표팀의 수비형 미드필더 나카무라에게 선제골을 허용했지만 후반 39분부터 8분 동안 무려 3골을 몰아치면서 극적인 3-1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지난 1974년 서독월드컵 이후 32년만에 본선무대 진출에 성공한 호주는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승점 3을 얻으면서 역시 32년만에 16강 진출의 교두보를 쌓아올렸다.

말 그대로 히딩크의 마법이라고 밖에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극적인 역전승이었다.

힘과 과감한 색깔의 축구를 구사한 히딩크 감독은 3-5-2 전술로 조직력과 정교함을 내세운 일본을 상대했다.

하지만 선제골을 허용한 것은 호주.

전반 26분 나카무라가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최전방의 공격수를 향해 크로스를 올린 볼이 그대로 골문 속으로 빨려들어간 것.

호주의 골키퍼 마크 슈워처(미들즈브러)가 볼을 잡으려 나오는 순간 일본의 야나기사와 아쓰시(가시마)와 다카하라 나오히로(함부르크)와 잇달아 부딪히면서 넘어지는 사이 볼을 그대로 골문 속으로 굴러 들어갔다.

히딩크의 마법이 시작된 것은 후반전부터.

전반전부터 체력을 앞세워 바쁘게 뛰어다닌 호주는 일본 선수들의 체력을 고갈시켰다.

마침내 후반 39분 기적이 시작됐다.

일본 진영 왼쪽 측면에서 호주의 강한 드로잉이 올라오자 가와구치가 뛰어나왔지만 펀칭에 실패했고, 호주의 팀 케이힐(에버튼)은 텅빈 골문을 향해 동점골을 꽂아 넣었다.

순간 히딩크 감독의 ‘전매특허’인 어퍼컷 세리모니가 터져 나왔고, 게이힐 역시 코너킥 지점에서 ‘원투 스트레이트 세리모니’를 펼쳐보였다.

호주는 후반44분 선제골의 주인공 케이힐이 페널티지역 정면에서 알로이시의 패스를 받아 강한 오른발슛으로 역전골을 뽑아냈고 인저리타임때 알로이시가 쐐기골을 엮어내면서 ‘지쿠재팬’을 처참하게 무너뜨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