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 여부를 놓고 세계 경제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후쿠이 도시히코 일본은행(중앙은행) 총재가 추문에 휩싸였다.

지난주 내부자 거래 혐의로 구속된 무라카미 요시아키의 펀드에 투자한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후쿠이 총재는 13일 참의원 재정·금융위원회에서 야당 의원의 질문을 받고 후지쓰종합연구소 이사장으로 재직하던 1999년 가을 "무라카미를 격려하기 위해 1000만엔을 투자했다"고 밝혔다.

그는 후지쓰연구소 창설 때 무라카미에게서 자문을 받아 어느 정도 신세를 졌으며 통산성에서 나온 무라카미가 펀드를 창설하면서 "돈을 모을 자신이 없다" 고 사정해 '격려' 차원에서 투자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동안 장부상 이익은 당국에 신고해 세금을 납부했다"며 "수개월 전에 6월 말에 해약하겠다고 무라카미 펀드측에 밝혔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자신이 무라카미펀드의 경영자문위원회에 해당하는 '어드바이저리 보드' 멤버였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 교우관계상 '우호적인 어드바이스'였다고 해명했다.

또 구체적 투자활동에 대해서는 자문하지 않았으며 금전상 이해 관계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야당인 민주당은 그러나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오자와 이치로 민주당 대표는 후쿠이 총재의 투자 건은 "아주 심각한 문제"라며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에게 그의 사임을 요청할 것임을 시사했다고 아사히신문이 보도했다.

맥쿼리증권의 리처드 제럼 수석 일본 이코노미스트는 "일본은행은 이번 스캔들이 금융정책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바클레이즈의 우에모토 도루 수석 외환 애널리스트는 "이번 일이 일본은행의 신뢰성에 타격을 줄 것"이라며 "후쿠이 총재가 사임 압력을 받을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이번 일이 엔화에는 부정적이며 달러당 116엔대(현재 114엔대)로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