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최고 부자로 떠오른 한국계 손정의(일본명 손 마사요시) 소프트뱅크 사장(48)이 일본 대학생이 존경하는 기업인 2위에 꼽혔다.

릿쿄대학이 경영 경제 사회학부 재학생 789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12일 발표한 '존경하는 기업인' 조사에서 손 사장은 고(故) 마쓰시타 고노스케 마쓰시타전기 창업자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마쓰시타는 113표,손 사장은 99표를 얻었다.

84표를 얻은 마이크로 소프트의 빌 게이츠 회장이 3위,증권거래법 위반 혐의로 구속됐던 호리에 다카후미 전 라이브도어 사장이 4위를 차지했다.

존경하는 기업인 1위에 오른 마쓰시타는 일본에서 '경영의 신'으로 불리면서 국민으로부터 존경받는 기업가다.

그는 24세가 되던 1918년 마쓰시타전기를 창업한 뒤 '내셔널' '파나소닉' 등의 브랜드를 만들어 세계적으로 '가전왕국' 일본의 위상을 드높이는 데 기여했다.

1980년에는 21세기 일본을 이끌어갈 리더 육성을 목적으로 마쓰시타정경숙을 만들었다.

마쓰시타정경숙 출신 인사들은 정치권에서 다수 활약하고 있다.

한국계 3세인 손정의 사장이 마쓰시타에 이어 2위를 차지한 것은 경영 능력을 높이 평가받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는 1981년 PC용 소프트웨어 회사를 창업한 뒤 불과 25년 만에 일본 정보기술(IT) 업계 대표 주자로 부상,뛰어난 사업 수완을 발휘해 왔다.

연초 증권거래법 위반으로 구속됐다가 보석으로 풀려난 호리에 전 사장이 4위를 차지한 것도 눈길을 끈다.

보수적인 재계와 정치권의 부정적인 평가에도 불구,젊은이들은 벤처업계 선두 주자인 호리에 전 사장의 도전정신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의 27%는 직장 생활을 어느 정도 한 후 창업을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라이브도어 사건에 대해 "영향을 받지 않았다"는 대답이 89%에 달해 창업 의욕이 꺾이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대학 측은 이에 대해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빚은 호리에 전 사장이 존경하는 기업인 4위에 오른 것은 의외"라면서 "법령 준수와 기업 통치 교육을 강화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도쿄=최인한 특파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