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피스터 감독의 전술을 계속 이어갈 것이다."

오토 피스터 감독이 떠난 '토고호'의 조타수 역할을 맡은 코조비 마웨나 감독대행이 11일(한국시간) 2006 독일월드컵 축구대회 G조 조별예선 첫 상대인 한국전을 이틀 앞두고 내던진 첫 마디다.

말 그대로 피스터 감독이 일궈온 팀컬러와 전술을 그대로 계승해 사상 첫 월드컵 무대 도전을 앞두고 심하게 엉킨 실타래를 풀어나가겠다는 각오를 내비친 것.

마웨나 감독 대행은 2000년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본선에서 토고 대표팀을 이끌었고,2004년 토고 '올해의 감독'으로 선정됐던 경험을 되살려 2002년 한·일월드컵 4강국 한국을 상대로 기적을 이루겠다는 포부를 다지고 있다.

갑작스런 사령탑의 사임으로 지도체제 공백에 빠진 만큼 마웨나 감독 대행은 피스터 감독의 그림자를 벗어나지 않고 기존의 '베스트 11' 라인을 그대로 이어 나가면서 전술변화보다는 선수들의 응집력을 키우는 데 남은 시간을 활용할 전망이다.

마웨나 감독 대행은 지난 7일 FC방겐과 치른 최종 평가전에 내세웠던 아데바요르와 모하메드 압델 카데르 쿠바자의 투톱을 중심으로 한 4-4-2 전술을 내세워 한국을 상대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피스터 감독의 사퇴 배경으로는 최근 불거진 대표 선수와 토고축구협회 간 출전수당 갈등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토고 선수들은 지난달 말 축구협회에 월드컵 출전 수당으로 1인당 15만5000유로(약 1억8800만원),승리수당으로 3만유로(약 3600만원) 등 엄청난 금액을 요구했다.

이 같은 요구가 전해지자 토고축구협회는 로크 그나싱베 회장이 직접 나서 선수들과 협상을 벌였으나 합의를 보지 못했으며 최근에는 선수들이 팀 훈련까지 거부해 월드컵 준비에 차질을 빚어왔다.

상황이 악화되자 토고는 에뎀 코조 총리와 아유터 우영가 체육부 장관이 직접 방겐을 방문했지만 피스터 감독과 피트 함베르크 코치는 악화된 팀내 분위기를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대표팀 베이스캠프 방겐 숙소인 발터스뷸 호텔을 떠나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