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여성 주모씨(29)는 휴대폰 발신자 전화번호 표시창에 070이 뜨면 습관처럼 전화를 받지 않는다.

스팸전화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070으로 시작하는 인터넷 전화 서비스는 아직도 일반인들에게 생소한 점이 많다.

무엇보다 전화번호가 '070'으로 시작해 '060' 같은 스팸전화로 오인받기 쉽다.

'070','060' 등 헷갈리기 쉬운 식별번호들의 용도를 정리해 본다.

○인터넷 전화의 대표번호 '070'

SK텔레콤 KTF LG텔레콤 등 이동통신사별로 달랐던 전화번호를 통합하는 번호가 '010'이듯 인터넷 전화의 대표번호는 '070'이다.

기존에 '030','050' 등 다양하던 식별번호가 '070'으로 통합되고 있다.

'070' 식별번호는 지난해 8월 상용화한 이래 10개월 만에 가입자가 10만명(번호수 기준)에 달할 정도로 비교적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올해 말까지 30만명 이상이 '070' 인터넷 전화 서비스에 가입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인터넷 전화로 통합되는 '030','050'

'030' 식별번호는 PC로 팩스를 보내거나 휴대폰으로 이메일을 보내는 등 음성이나 팩스 메시지 이메일 등을 장소나 시간,단말기에 관계 없이 통합 운영하는 UMS 식별번호다.

음성메일이나 이메일 등 다양한 매체에 의한 메시지를 상호 연동,하나의 매체를 통해 통합적으로 제공하는 서비스에 부여한다.

음성메일을 전화로 전달하는 서비스 등에서 사용하는 것이다.

'050'은 집 사무실 휴대폰의 번호가 바뀌어도 언제든지 연락받을 수 있는 평생전화 식별번호다.

유선전화 팩스 이동전화 등 다양한 통신수단을 하나의 번호로 통합해 사용할 수 있는 경우에 부여하며 전화번호가 자주 바뀌거나 바뀐 번호를 알리기 어려울 때 쓰인다.

그러나 '030'과 '050' 서비스는 당초 목적과 다른 목적으로 전용하는 경우가 있어 정보통신부가 착·발신이 가능한 '070' 인터넷 전화로 통합키로 했다.

'050'으로 시작하는 평생번호를 인터넷 전화번호로 쓰고 있는 이용자는 약 53만명.이용자들은 6월 말까지 식별번호를 착·발신 인터넷 전화용인 '070'으로 바꿔야 한다.

○스팸전화의 대명사 '060'

휴대폰 이용 고객의 기피 대상 1호가 '060'으로 시작하는 식별번호다.

스팸광고 전화의 대부분이 이 번호를 통해 걸려오기 때문이다.

'060' 번호는 정보 제공자가 음성 정보장치를 설치해 이용자에게 녹음한 음성을 듣게 하는 서비스 번호다.

녹음한 음성을 소비자에게 전달할 수 있는 편리함 때문에 성인광고를 포함한 스팸광고 전화의 용도로 많이 쓰이고 있다.

○고객센터의 대표번호 '080'

고객 상담 전화번호로 잘 알려진 '080'은 서비스 제공 업체가 통화비를 부담할 때 쓰이는 번호다.

착신 과금 서비스라 불리는 서비스로 고객이 주문 예약 상담 등의 목적으로 전화를 걸 때 요금을 업체가 지불한다.

소비자들의 입장에서는 통화료 부담이 없기 때문에 많이 이용하고 있다.

아무튼 통신수단이 발달함에 따라 식별번호도 덩달아 다양해지고 있다.

070은 스팸이 아니라 정통부가 사용을 권장하는 인터넷 전화 식별번호라는 점을 알아두는 것이 중요하다.

삼성네트웍스 등 인터넷 전화 업체들이 "070은 스팸번호가 아니다"고 목청을 높이는 이유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