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 가게에 가서 영화 빌리는 게 너무 귀찮다.

인터넷에서 다운받기도 번거롭다.

케이블TV의 유료 영화채널은 지불하는 돈에 비해 최신 영화를 보기가 어렵다.'

극장에 가는 시간을 내기 어려워 집에서 영화를 즐기려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불만이다.

미국에서 이런 불만을 풀어주는 해결사로 새로운 영화 유통 회사인 '무비빔'이 등장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올 2월 출범한 무비빔(www.moviebeam.com)이 미국 소비자로부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 회사는 월트디즈니에서 분사,인텔 시스코 등에서 투자를 받았다.

무비빔을 통해 영화를 보려면 우선 200달러짜리 셋톱박스를 구입해야 한다.

이 셋톱박스를 TV와 연결하기만 하면 영화 볼 준비는 끝난다.

셋톱박스에 내장한 하드디스크에 100편의 영화가 들어 있어 맘에 드는 영화를 고르기만 하면 된다.

무비빔은 매주 7∼8편의 영화가 PBS방송의 방송신호를 타고 셋톱박스에 자동으로 저장된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비디오 가게에 가거나 인터넷에 연결하지 않아도 매주 새로운 영화가 집안에 있는 셋톱박스에 배달되는 것이다.

요금은 실제로 시청한 영화 편수에 따라 지불한다.

최신 영화는 편당 4달러,극장에서 개봉한 뒤 시간이 좀 지난 영화는 편당 2달러이다.

고화질(HD)영화를 볼 때는 편당 1달러를 추가로 내야 한다.

한 번 선택한 영화는 24시간 동안 몇 번이라도 다시 볼 수 있고 일시정지 되감기 빨리감기 등의 기능을 활용할 수도 있다.

셋톱박스에 미리 연결해 둔 무료 전화망을 통해 한 달간 본 영화의 편수가 자동으로 회사측에 통보되는 것도 편리한 점이다.

무비빔은 뉴욕 시카고 로스앤젤레스 워싱턴 필라델피아 휴스턴 등 미국 내 29개 대도시를 중심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내년에 서비스 지역을 대대적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회사측은 비디오 가게,인터넷 영화 다운로드 사이트,케이블TV 영화채널 등에 비해 확실한 장점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한다.

인기있는 비디오를 빌리기 위해 자주 비디오 가게를 찾아야 하는 불편함이 없고 인터넷에 접속해 원하는 영화를 찾아서 다운받아야 하는 번거로움이 없다는 것이다.

또 영화 개봉 뒤 평균 9개월이 지나야 최신 영화를 제공하는 케이블TV 영화채널과 달리 약 1개월 만에 신작 영화를 볼 수 있다.

이 회사는 VOD(주문형 비디오)를 가장 강력한 경쟁자로 인식하고 있다.

언제든지 보고 싶을 때 쉽게 영화를 즐길 수 있고 케이블TV 영화채널 등에서는 불가능한 일시정지 되감기 빨리감기 등의 기능을 쓸 수 있다는 점에서 유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신 영화가 매주 자동으로 방송신호를 타고 배달되는 무비빔이 소비자들에게 VOD에 비해 더 많은 영화를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에서 경쟁 우위에 있다는 게 회사측 주장이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