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저항테러의 사령탑으로 간주됐던 알-자르카위가 바쿠바의 은신처에서 미군의 공습으로 사망함에 따라 이라크 전쟁이 끝난 뒤 3년이 넘게 혼란을 겪어온 이라크 치안 상황이 안정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일단 자르카위의 사망으로 이라크는 안정화의 길로 접어들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후세인 정권 몰락 이후 격화된 저항테러의 중심에서 미국의 전후 안정화 정책을 뒤흔든 자르카위가 사라지면서 지도자를 잃은 저항세력이 당분간은 위축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라크 새 정부와 미국은 자르카위의 사망을 계기로 저항세력 근절을 위한 공세를 한층 더 강화해 전후 3년간 풀지 못한 치안안정을 이룩한다는 복안을 세우고 있다.

이에 따라 누리 알-말리키 이라크 총리는 8일 자르카위의 사망을 발표한 직후 지난달 20일 새 정부 출범 때 정파 간 이견으로 공석으로 남겨둔 국방장관과 내무장관 후보를 전격 지명했다.

그러나 자르카위가 사망했더라도 이라크의 치안이 당장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발표한 성명을 통해 "자르카위의 사망은 알카에다에 대한 심각한 타격이자 대(對) 테러전에서의 의미 심장한 승리"라고 축하하면서도 "아직 우리에게는 미 국민들의 지속적인 인내를 요구하는 험난한 날들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자르카위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영국을 비롯한 대 테러 동맹국들은 일제히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자르카위의 죽음이 테러조직 알카에다에 타격이 됐다며 환영했다.

미국의 이라크전쟁 주요 동맹국인 호주의 존 하워드 총리도 자르카위의 죽음이 이라크 국민에게 "멋진 소식"이라며 반겼다.

미국의 대 테러 동맹국인 파키스탄도 자르카위의 죽음이 "의미 있는 진전"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한편 자르카위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제유가는 뉴욕 시간 외 거래에서 2주일 만에 처음으로 배럴당 7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